숙면을 위해서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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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유경(42·양천구 목5동)씨는 매트리스를 새로 구입하려다 고민에 빠졌다. 스프링 매트리스, 라텍스 매트리스, 코코넛 열매의 속껍질인 팜 매트리스 등 시중에 나온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다. 이씨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탄력 우수해 잠자리 편해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매트리스는 본넬 스프링 매트리스다. 크고 둥근 형태의 스프링을 사용해 힘이 강하고 탄성이 좋다.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줘 피로 회복과 숙면에 효과적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스프링을 연결한 구조여서 외부 충격에 약하다. 한번 강한 충격을 받으면 복원력이 눈에 띄게 낮아진다. 한 쪽이라도 코일이 주저 앉거나 끊어지면 매트리스 본래의 기능을 잃을 수 있다.

 포켓 스프링 매트리스는 본넬보다 더 폭신하고 포근하다. 스프링이 신체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몸을 감싸줘서 편안한 숙면을 돕는다. 이는 본넬보다 탄력이 약한 스프링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스프링의 탄력이 약하면 몸을 튕겨주는 반발력도 약해 수면 중 뒤척여도 몸이 불편하지 않다. 반면 더 많은 스프링을 사용해 몸을 지지하는 힘을 보강했다. 여러 개의 스프링을 부직포·접착제로 연결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접착 부분이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수명이 짧은편이다. 최근에는 본넬과 포켓의 장점을 결합한 스프링 매트리스도 출시됐다.

 일반적으로 스프링 매트리스는 7년 정도 사용하지만 관리에 따라 얼마든지 더 오래 쓸 수 있다. 우선 매트리스 비닐포장은 구입 후 바로 벗겨야 한다. 비닐포장을 그대로 두면 통풍이 안돼 매트리스가 부패하거나 스프링에 쉽게 녹이 슨다. 매트리스 방향도 정기적으로 바꿔줘야 한다. 처음 3개월은 2주에 한 번, 이후에는 3개월에 한 번씩 방향을 뒤집어 힘이 고르게 분산되게 한다.

천연 소재로 밀착감 높아

 라텍스 매트리스는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수입·판매 업체에 따라 품질 기준이 다르다. 그만큼 꼼꼼히 살펴 구입해야 하지만 제품에 대한 정보가 적어 소비자들이 애를 먹는다.

 천연 고무로 만들어진 라텍스 매트리스는 진드기나 박테리아가 살지 않는다. 몸의 곡선에 따라 매트리스가 변형돼 밀착감도 높다. 평균 수명이 10년 정도로 스프링 매트리스보다 길다. 반면 탄성이 떨어진다.

 라텍스 매트리스 구입 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천연 라텍스와 합성 라텍스는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함유량과 원산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유럽에서는 라텍스 원액이 80% 이상 함유되면 천연제품으로 인정한다. 국내는 업체에 따라 90% 이상이어야 천연으로 보기도 한다. 국내 수입 제품 중 말레이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산은 천연 라텍스가 많고, 벨기에·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산은 합성 라텍스가 많은 편이다.합성은 천연보다 푹신하다. 천연 라텍스에서 나는 고무 냄새는 사용하면서 날아간다. 합성은 역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까사미아 까사온의 한 관계자는 “제작 과정에서 가열을 하기도 하는데 이때 좋지 않은 시약을 사용하면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 무거우면 비싼 제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중량을 늘리기 위해 무게가 나가는 첨가물을 넣은 불량 라텍스도 있다.

 높이는 5cm, 7.5cm, 15cm로 나온다. 5cm는 기존 매트리스 위에 올려서 쓸 때, 7.5cm는 바닥생활, 15cm는 침대에서 사용할 때 선호한다. 현재 수입되는 일부 제품은 해외에서 15cm로 제작된 후 국내에서 잘라 판매하기도 한다. 델라텍스 송현섭 실장은 “이너커버(라텍스를 감싸는 패브릭)를 없애지 않고 사용하는 게 좋다”며 “아무래도 단면을 자르면 미세먼지가 생길 수 있으므로 통 라텍스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라텍스 매트리스는 물로 씻어도 되지만 무겁고 이너커버가 있어 세척이 쉽지 않다. 먼지를 털어내거나 통풍을 시키고 외부커버만 청결히 해줘도 된다. 직사광선이나 전기장판 등에 닿으면 변색될 수 있다. 라텍스는 흡수·배출이 잘 돼 자는 동안 흘린 땀이 매트리스를 통과해 바닥에 닿기도 하므로 자주 상태를 살피면서 관리해야 한다.
 
체형과 취향 고려해 선택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서는 자신의 체형과 취향을 고려해 매트리스의 단단한 정도를 선택해야 한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직접 누워보고 고를 것을 권했다. 누웠을 때와 앉았을 때 체중 분포가 다르기 때문에 앉아보는 것만으로는 판단이 어렵다. 똑바로 누웠을 때 몸이 곧바로 펴지면서 안락하고, 옆으로 누웠을 때 허리뼈가 수평을 이루는 침대가 좋다. 스프링 매트리스는 눕거나 손으로 눌렀을 때 스프링이 느껴지면 안 된다. 스프링이 만져지는 것은 내장제를 제대로 쓰지 않았거나 내용물이 부실하다. 스프링 매트리스는 소음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밤에는 뒤척일 때 나는 조그만 소리도 크게 들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라텍스 매트리스는 좀 더 푹신한 느낌을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라텍스 매트리스도 단단한 유형과 물렁한 유형이 있다. 지나치게 물렁하면 허리 통증이 생기기도 하므로 자신의 체중에 따라 단단한 정도를 선택해야 한다.

 KPS안전인증(한국자율안전확인) 등 품질보증마크와 A/S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스프링 매트리스는 침대전문회사 제품도 제품 간 품질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여러 품질보증마크를 살펴봐야 한다. 수입 천연 라텍스는 기본적으로 독일의 품질검사 기관에서 받는 에코인증서(ECO·친환경 제품 증명서류)와 LGA인증서(내구성·탄력성 검사 서류)를 받는다. 라텍스 매트리스는 제품에 하자가 생기면 A/S가 불가능하고 교환을 해야하기 때문에 믿을 만한 회사 제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사진설명]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서는 자신의 취향과 체중을 고려해 매트리스를 골라야 한다.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자료제공=까사미아, 에이스침대, 델라텍스/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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