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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대출, 20조원 넘어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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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대출 잔액이 5개월 만에 20조원을 넘어섰다. 15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6월 말 현재 코픽스 연동대출 잔액이 18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7월 대출잔액을 합치면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코픽스 대출은 지난 2월 16일 첫선을 보였다.

코픽스 대출액은 은행들이 상품을 출시한 이후 3월부터 급속히 커져 왔다. 3월에 2조808억원이 신규 대출된 후 4월엔 대출액이 4조580억원으로 올라섰다. 5월 4조9790억원까지 불어난 대출규모는 6월에는 5조6064억원에 이르렀다.

전체 변동금리대출에서 코픽스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속히 늘어났다. 3월에 29.7%로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던 코픽스 대출은 4월에 59.7%로 반을 넘어섰다. 5월엔 76.3%로 증가했고 6월 현재 78.0%다. 전체 변동금리 대출의 4분의 3을 코픽스 대출이 차지하는 것이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코픽스 대출로 전환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은행들은 코픽스 연동대출 출시후 6개월간 1회에 한해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대출전환을 허용했다. 이후 전환실적은 3월 3012억원에서 6월에는 1조3642억원으로 늘었다.

코픽스 대출이 인기를 끄는 것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8월 11일 현재 국민은행의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3.76~5.16%다.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대출 금리 4.38~5.68%에 비해 최저금리가 0.62%포인트 낮은 수치다.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이 낮다는 것도 코픽스 대출의 장점이다. CD연동 대출의 경우 3개월마다 대출금리가 달라지지만 코픽스 대출은 최소 6개월에서 1년마다 금리가 바뀐다.

그러나 금리 변동주기를 줄이고자 도입된 코픽스 대출이 본래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코픽스 대출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은 전체의 89.9%에 이르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은 전달 신규 수신의 금리를 가중평균해 계산한 것이다. 전달 말에 수신 잔액의 금리를 가중평균해 계산하는 잔액기준 코픽스에 비해 시중금리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로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잔액기준에 비해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6월 현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연 3.01%로 잔액기준(3.92%)보다 0.91%포인트나 낮다. 그러나 금리 상승 시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은 이자가 뛰기 때문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코픽스 연동 대출이 주로 주택담보대출에만 적용되는 점도 문제다. 코픽스 대출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판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주택구입자금대출과 아파트 분양과 관련된 집단대출에만 코픽스 대출을 적용하고 있다. 신용대출 등은 코픽스 대출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희진 기자

◆코픽스(COFIX)=시중은행들이 예·적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취합해 산출한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다. 은행연합회는 매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 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 두 가지로 코픽스를 발표한다. 은행들은 코픽스에 일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고객들에게 적용하는 대출금리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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