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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아인트호벤 "내달초 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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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히딩크(PSV 아인트호벤)감독의 품 안으로 달려간 건 혹시 앞으로 다가올 히딩크 감독과의 기나긴 운명의 끈을 예견했기 때문은 아닐까.

박지성(21·교토 퍼플상가)의 네덜란드 아인트호벤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지성의 에이전트인 위더스스포츠 이철호 부사장은 25일 "아직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밝힐 수는 없으나 아인트호벤과의 협상은 마무리 단계며 사실상 사인만 남은 상태다. 다음달 초 정식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의 계약기간은 독일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인 3년6개월, 계약금 1백만달러(약 12억원)에 연봉은 최소 60만달러(약 7억2천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을 포함한 몸값 총액이 3년6개월간 6백만달러(약 72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마지막 변수는 박지성의 현 소속팀인 교토가 아인트호벤보다 더 많은 액수로 베팅하느냐다. 교토 측은 이미 박지성에게 계약금과 연봉 포함 2년간 2억4천만엔(약 24억원)을 제시하며 재계약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교토 측이 또 다른 카드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 그가 교토로 U턴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도 "박지성의 몸값이 급등함에 따라 교토도 박지성을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박지성의 아인트호벤행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물론 거스 히딩크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월드컵 이전까지 그다지 두각을 보이지 않았던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이 그의 체력과 밸런스 능력 등을 높이 평가, 대표팀 오른쪽 윙으로 기용하면서 대형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박지성은 월드컵 직전 잉글랜드·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린데 이어 본선 무대 포르투갈전에서도 골을 넣어 히딩크 감독에게 화답했다.

또한 박지성이 교토와 올해 말로 계약이 끝나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협상을 용이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지성이 3년6개월 계약으로 이적할 경우 한국 방송사와 중계권 계약을 체결,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중계권료를 챙길 수 있다는 점도 아인트호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이 유럽으로 진출하게 되면 월드컵 이후 이을용(터키·트라브존 스포르), 차두리(독일·빌레펠트), 송종국(네덜란드·페예노르트)에 이어 4번째로 유럽행에 성공한 태극 전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뛰고 있는 설기현에, 내년초 아인트호벤행을 타진 중인 이천수(울산)까지 포함한다면 유럽 무대는 태극 전사들의 또다른 경연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최민우 기자

minwoo@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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