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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鄭 단일화 재협상 중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후보 측은 21일 후보 단일화의 세부 방안을 놓고 재협상을 벌였으나 여론조사의 설문 항목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오후 10시쯤 협상이 중단됐다.

<관계기사 3면>

盧후보 측 신계륜(申溪輪)비서실장, 鄭후보 측의 민창기(閔昌基)유세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양측 협상단은 전날 저녁부터 이날 밤까지 비공개 장소에서 이틀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이 중단된 데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통합21 측이 먼저 자리를 떴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21의 정광철(鄭光哲)수석공보특보는 "우리가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게 아니다. 오후 9시에 합의문을 타이핑까지 했는데 한시간 뒤 민주당 쪽에서 심각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반박하는 등 책임 공방을 벌였다.

鄭후보 측의 김민석(金民錫)총본부장과 김행(金杏)대변인은 그러나 "우리 측이 원하는 것은 거의 다 반영했으며 사인만 안 하고 나온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22일 다시 만나 막판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설문 항목 조정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를 좁혀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은 대선 일정(후보 등록 27∼28일) 등을 고려할 때 22일 중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단일화 성사 여부는 중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협상에서는 대표단이 후보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문제돼 제동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鄭후보 측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이기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출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지지자들에 의한 역(逆)선택을 막기 위한 설문 항목과 방식을 변경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盧후보 측은 "당초 합의했던 설문 문항은 고칠 수 없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측은 '누구를 찍겠느냐'는 행동형 설문과, '누가 바람직하냐'는 판단형 설문을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쟁점 사항을 제외하고 양측은 ▶22일 두 후보 간 TV 토론을 한 뒤 ▶23∼25일 중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민·김성탁 기자

jm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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