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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반찬 만들며 요리 솜씨 키웠죠" 요리기능대회서 여성 첫 은메달 딴 천안농고 이연진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최근 노동부 주최로 열린 제37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요리 부문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천안농고 이연진(李蓮辰·18·식품가공과 3년)양.

"중학교 때부터 동생들을 위해 반찬을 만드는 게 큰 즐거움이었어요. 동생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음식 솜씨가 부쩍 늘었던 것 같아요."

李양의 은메달은 대회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거머쥔 영광의 메달이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요리의 달인 서른아홉명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참가자는 남성 서른여섯명과 여성 세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롯데·인터컨티넨탈 등 유명 호텔의 요리사다.

李양은 공통 과제인 '튜나카파치오(참치로 만든 에피타이저)' 등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李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 교사의 주선으로 한 요리학원 원장(21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금메달 수상자)을 만났다. 이후 그는 원장 집에서 숙식하며 요리 기술을 익혔다. 매일 새벽 1∼2시까지 칼·도마와 씨름했다. 칼에 베이고 뜨거운 기름에 데는 등 손이 성할 날이 없었다.

혹독한 훈련은 좋은 결과를 낳았다. 李양은 지난해 전국 고교생 요리대회에서 은상을, 충남 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받았다. '2002 서울 세계 음식박람회'에선 금상(단체)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프랑스 요리에 남다른 관심과 재능을 보이고 있는 李양은 "세계적인 요리 명장(名匠)이 돼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李양은 혜전대와 정인대 호텔조리과 등에서 장학생으로 입학하라는 제의를 받고 있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p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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