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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토론 프로그램 새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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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KBS는 지난달 말 가을 개편을 통해 시사·토론 프로그램의 포맷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방송 시간대를 옮기고 진행 형식을 수술했다. 특히 공영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 가운데 KBS2 TV '1백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사진)는 토론 프로그램의 새로운 형식을 개척해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매주 일요일 밤 11시10분부터 8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1백인 토론…'은 1백명의 배심원이 주축이 된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배심원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평결도 내린다.

지난 3일 첫 방송에서는 '서울시의 강북 뉴타운 개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배심원에는 부동산 전문가 외에 강북 개발대상 지역인 길음동의 주민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솔직한 의견을 밝히다 보니 저절로 다양한 의견이 모아졌다. 전문가의 말에 고개만 끄덕이던 방청객 역할이 대폭 확대된 셈이다. 앞으로도 기러기 아빠, 등급 외 영화관, 양심적 병역 거부 등 많은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는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여기서 문제는 배심원의 선정일텐데,제작진은 매회 주제와 사안에 따라 공정하게 배심원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또 이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전체 방송 시간의 60% 이상을 할애한다는 방침이다.

최석순 PD는 "전문가 위주로 운영되던 기존 토론 프로그램과 차별화해 보통 사람들의 진솔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겠다"며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TV의 다른 시사·뉴스 프로그램도 공영성을 강조하는 가을개편 취지에 맞춰 변신을 했다. 우선 기존의 저녁 7시 뉴스를 8시 대로 옮기면서 15분을 늘렸다. 품이 많이 드는 기획 취재와 휴먼 스토리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주간의 주요 뉴스와 시사 현안을 되짚어 보는 '생방송! KBS 저널'도 신설됐다. 'KBS 저널'은 주중 바쁘게 움직이다 놓친 뉴스, 의미 있는 뉴스를 차분하게 재정리해 전달하는 종합 시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김승종 편성본부장은 개편 취지에 대해 "공익성과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신설함으로써 보도·교양의 비중을 높였다. 특히 2TV를 건전한 오락 채널에서 종합 채널로 격상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 답게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공익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욱 많이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개편에 따라 2TV의 경우 교양 프로그램의 비율이 법정 기준(30%) 이상인 44.7%로 높아졌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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