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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복지 투자 나이스 퍼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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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취업난 속에서도 중소제조업은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업체들마다 인력난이 가장 큰 애로 사항이라고 하소연한다.최근 확산되고 있는 주5일 근무제도 중소기업의 소외감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소기업들이 있어 시선을 끈다. 인적 자원 관리에 일찍 눈뜬 이들 기업들은 직원 복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선진적 인사관리로 '중소기업체는 사람이 오지 않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최근 이처럼 성공적 인적 자원 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업체들을 소개하는 사례집을 냈다.

이석영 중소기업청장은 "중소기업도 교육훈련투자를 늘리는등 인적 자원 관리에 좀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우리도 중소기업의 인적 자원 개발과 투자에 대한 지원을 더욱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직원복지에 과감하게 투자=부산 송정동에서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리노공업은 공장에 들어서면 직원 1백여명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깨끗하고 밝은 근무환경에다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 시설 때문이다. 회사 내부에는 영화감상실과 헬스시설 등이 갖춰져 있고, 구내 식당과 화장실은 고급스런 자재로 장식돼 있는 등 호텔 수준이다.

공장 건물 잔디밭에는 미니 골프장이 있어 직원들이 틈틈이 어프로치와 퍼팅 연습까지 할 수 있게 해놓았다.

이 회사의 인력관리는 인사시스템에서도 돋보인다. 대기업도 연봉제를 도입한 사례가 드물던 1998년,일찌감치 연봉제와 성과급을 도입할 정도로 선진적 인사관리에 눈을 떴다.

업무성과가 뛰어난 사원에게는 외국 전시회 참가를 인센티브로 줘 보상과 업무를 적절히 섞는 것도 특징. 이채윤 사장은 "연공서열과 학력중심에서 탈피한 수평적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고생해본 적이 없다"고 자신했다.

헬멧으로 유명한 홍진크라운도 직원들에 대한 후생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다. 3백여명의 직원을 둔 이 회사는 사원아파트 22가구와 사원 기숙사를 마련했으며, 맞벌이 부부를 위해서는 '홍진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또 해마다 전체 인원의 10%가 넘는 직원에게 해외시찰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전 사원에게 5백50%의 이익 상여금을 지급했다. 이 회사 김형구 차장은 "공장이 경기 용인에서도 다소 외진 지역에 있지만 이같은 복지 혜택이 알려지면서 인력 구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감성적인 인적 자원 관리=중소기업 특유의 가족적 분위기를 한껏 살린 감성적인 인사 관리 정책을 쓰는 업체도 눈에 띈다.

직원 2백60명을 거느린 이레전자는 이동통신 단말기와 초박막액정표시장치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업체. 이 회사는 김장철이면 직원 1인당 50㎏의 김장김치를 지원한다. 설과 추석연휴 등 명절은 물론 크리스마스나 초복·말복 같은 특별한 날이면 출장 뷔페나 회식으로 사기를 높여주는 세심한 배려를 한다. 직원자녀에 대한 어학연수 지원과 겨울철 스키장 초대도 독특한 인사관리 전략이다.

승화이엔씨는 직원의 70% 이상이 석·박사 또는 기술사라는 점을 감안, 기술사 자격 시험을 칠 경우 3개월간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그린텍시스템은 "열심히 일한 자여,떠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정기 휴가와는 별도로 '부모님 효도관광'등 직원 자유여행을 지원해주고 있다.

95년 전 사원 지주제를 도입한 울산의 스마트전자는 경영자 및 관리자 일부에게 주식 소유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직급별 주식보유 한도제를 시행하고 있다.

충남 금산에서 PVC창호를 생산하는 샤인시스템은 매달 전 직원이 모범이 될 만한 동료를 추천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직원에게 포상금을 주는 '칭찬카드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현상 기자

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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