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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利 갈까 저利 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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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변동금리, 고정금리, 확정금리,실세금리 연동형‥·.

예금이든 대출이든 금융상품의 종류별로 적용되는 금리도 제각각이다. 어떤 종류의 금리로 된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금융소비자가 내거나 받게 되는 이자 규모는 상당히 달라진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라면 금리 종류를 고르는 데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박정일 제일은행 수신상품부 부팀장의 도움말로 금리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따져본다.

◇섣불리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건 위험=대출 상품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상품이 있다. 고정금리란 말 그대로 계약 때 정한 금리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다. 하지만 영원한 고정금리란 없다. 10년 이상의 장기대출이라면 대개 3∼5년간은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그 뒤엔 변동금리로 바뀐다.

변동금리는 대개 3개월짜리 CD(양도성예금증서)의 유통수익률에 교육세(0.05%)와 가산금리(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5∼2.5%포인트)를 덧붙여 정한다. CD유통수익률이 시장에서 매일매일 달라지므로 변동금리도 당연히 변한다. 대부분 은행들은 전달의 평균 CD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 한달에 한번씩 금리를 조정하곤 한다.

그렇다면 지금 돈을 빌린다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느 쪽이 유리할까.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 의지를 수 차례 밝히면서 시장금리는 오름세에 접어든 상태다. 얼핏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5∼2.0%포인트 가량 높다는 점이다.만약 돈을 빌려쓰는 동안에 시중금리가 0.5∼2.0%포인트 이상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고정금리를 쓰는 게 나을 수 있지만 소폭 인상에 그친다면 차라리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성격 급한 사람 중엔 변동금리로 받았던 대출금을 중도상환하고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려는 경우도 종종 있는 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현재로선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적잖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수료는 만기가 1년 이상 남은 경우 대출 상환금액의 1%,1년 이하면 0.5% 정도다.

실례로 연 6.5%의 변동금리로 5천만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만기 전에 8.0%짜리 고정금리로 갈아탄다면 향후 3년동안 변동금리가 9.5%까지 올라가더라도 총 비용면에서 16만5천원을 손해보게 된다.

<표 참조>

◇금리 상승기엔 회전식 정기예금이 유리=은행의 예금상품 중 정기예금·정기적금 등은 확정금리형이다. 확정금리형은 가입 때 약속한 금리를 만기 때 그대로 주는 상품이다. 금리 수준은 은행별로 정한 기준금리에 고객의 거래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식으로 결정된다. 이같은 확정금리형 상품은 만기 전에 해지할 경우엔 당초 약속한 금리보다 훨씬 낮은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된다.

이와 달리 요즘 대부분 은행들이 팔고 있는 '회전식 정기예금'은 실세금리 연동형이다. 만기를 1년으로 하더라도 회전기간을 3개월로 정하면 3개월마다 한번씩 시중금리를 반영해 금리를 조정한다. 가입한 뒤 석달 만에 해약해도 중도해지이율이 아니라 해지 시점의 시중금리에 따라 이자를 지급한다.

따라서 요즘 같은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시기라면 일반 정기예금보다는 회전식 정기예금이 유리하다. 특히 만기 전에 급히 돈을 쓸 일이 생길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중도해지이율 대신 시중금리가 적용되는 회전식 정기예금을 택하는 것이 훨씬 낫다.

대개 금리 상승기엔 장기예금보다 단기예금이 유리하다고 하지만 장·단기 예금의 금리차가 1.0%포인트 이상 나기 때문에 일반 정기예금을 단기로 이어가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회전식 정기예금을 세금우대받을 수 있는 1년 이상 만기로 가입한 뒤 금리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될 때 찾아서 확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좋은 방법이다.

한편 은행에서 파는 신탁상품들은 실적배당형이라고 하는데 고객이 맡긴 돈을 은행이 채권·주식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제하고 지급하는 것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값은 떨어지므로 금리 상승기엔 실적배당 상품 중 채권형 펀드의 가입은 당분간 뒤로 미루는 것이 좋겠다.

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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