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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성장 기대 이상" 낙관론 점차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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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한국 증시의 방향타인 미국 주가가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관심은 미 증시가 과연 얼마나 더 오를지에 쏠리고 있다. 미 증시의 향배가 결국 국내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일 바닥권에서 벗어난 이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재까지 각각 16%, 17% 상승했다. 이번 반등 국면은 지난 5월 미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발생한 반등 국면 중 가장 긴 편이다. 종전에 가장 길었던 반등기는 지난 8월로 13일간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반등 국면은 30일 현재 15일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증시에서는 낙관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30일 미 시장조사 기관인 '인베스터스 인텔리전스'가 투자자문업자 1백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향후 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43.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주의 38.9%보다 4.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지난 8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전주의 35.6%에 비해 크게 떨어진 28.3%에 불과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바람에 채권시장에 집중됐던 자금도 증시로 방향을 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미 국채에서 10억달러가 빠져나가 1997년 2월 이후 주간 단위로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이탈을 기록한 반면 주식형 펀드에는 37억달러가 유입됐다.

또 31일 발표될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금융정보 전문 업체인 다우존스와 CNBC가 경제 분석가 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기준으로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은 1.3%였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등 비관론자들이 제시한 '더블 딥'(이중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시게 해줄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의 상승세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런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세가 약세 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 국면(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여전히 미국 국채가 회사채(BAA 등급)에 비해 강세를 보여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 경향이 가시지 않고 있고, 내년 1분기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점을 비관론의 근거로 들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가는 "9월 이후 경기 지표를 감안할 때 미 경제는 내년 1분기에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이 미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거는 기대감이 너무 높은 점도 부담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퍼스트콜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치는 17.3%(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를 기록했다. 이는 3분기의 7.2%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이다.

강현철 투자전략가는 "지나치게 높은 전망치를 충족시키기 힘들고, 이는 결국 주가 하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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