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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車부품업계 "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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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전북 군산시 소룡동 군산산업단지 내 자동차용 플라스틱류 생산업체인 ㈜한산의 생산 라인. 차 뒤쪽 트렁크용 내부재인 '리어사이드 패널'에 불꽃 다듬질(토치)작업을 하느라 30∼40대의 아주머니들이 쉴새없이 손을 놀리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에 인수된 이후 이 공장의 패널 생산량은 두 달 전보다 1천∼2천개가 늘어난 월 5천개 수준이다. 다음 달부터는 7천여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직원 최은숙(40)씨는 "5명 한 팀의 근무시간이 주당 3∼4일에서 현재는 주간 6일로 늘었으며 다음 달부터는 두 팀 교대로 주야 24시간 근무하게 돼 생산라인 풀 가동될 것 같다"며 "일감이 많아져 월급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 조승만(57)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비용·인원을 최대한 줄이는 등 허리띠를 무조건 졸라매는 식의 초긴축 경영을 해왔지만 이제는 서서히 투자를 늘릴 때가 온 것 같다"며 "어두웠던 터널을 벗어나 불빛을 찾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대우차 레조·누비라Ⅱ 등을 생산하는 군산 공장의 정상화가 예상되자 3천6백여평 규모인 현 공장 옆에 최근 7천여평의 제 2공장 부지를 매입했다.

인근에서 자동차 몸체 부품을 생산하는㈜남성도 사정이 비슷하다. 2백70여명의 직원들이 현재 주 3∼4일을 근무하고 있지만 생산 물량이 점차 늘고 있어 다음달부터는 주 6일 근무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GM 대우차가 공식 출범하면서 전북 군산시 국가산업단지의 차 부품 생산업체들이 대우차 부도 이후의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품 업체들은 그동안 놀리고 있던 생산 라인을 다시 가동할 준비를 서두르고, 직업훈련원·생활정보지 등을 통해 직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군산지역의 국가 및 지방 공단에 입주해 있는 차 부품 업체는 40여개. 이들은 지난 9월까지만 해도 30∼40%에 불과하던 가동률을 지난달부터 50∼60%로 올리면서 직원 근무일수도 주 2∼3일에서 4∼6일로 늘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생산 라인 풀가동에 대비해 외국인 산업연수생·가정주부 등을 대상으로 생산 직원 확충에 나서는 발빠른 모습도 보이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누비라Ⅱ 후속 모델인 신차 J-200의 생산과 함께 군산 공장이 본격적인 정상화 궤도에 들어가게 된다"며 "현재 50%를 밑돌고 있는 생산라인 가동률을 점차 늘려 내년 하반기에는 1백%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산에는 GM이 인수 대상에서 제외한 대우 상용차(트럭)공장이 있는데 이 공장도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군산=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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