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당국 명예회복 하세요

현역 군인이 저지른 포천 농협 무장강도 사건을 접하고 27년간 부사관으로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착잡한 심정을 떨칠 수 없다.

사건 초기 경찰은 군 당국에 용의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으나 군은 철저히 조사하지도 않고 혐의가 없다고 부인하는 등 비협조적이었다. 그 결과 수사가 혼선을 빚게 되고 범인 검거에 지장을 줬다. 군이 사건의 파장을 고려해 제 식구를 감싼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할 군인이 오히려 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범인 검거에 소극적이었던 군 당국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군의 허술한 총기 관리에도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일개 상사가 손질한다는 이유로 어떻게 총기를 장시간 부대 밖으로 무단 반출할 수 있단 말인가. 또 범죄에 사용된 실탄을 빌렸다고 하는데 내 경험에 의하면 실탄과 훈련탄은 대여하는 것이 아니고 정식 계통을 통한 청구와 수령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대다수 군인을 생각해 군 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하루빨리 공범들을 검거해야 할 것이다.

김수곤·제주시 북제주군 애월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