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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있는아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너와 내가 주고받은

귓속말

아무도 듣는 이 없네.

아무도 듣는 이 없어

너와 내가 주고받은

귓속말

어제는 맺힌 가슴 풀어주더니

오늘은 쇠고랑 되어

나를 가두네.

-김형영(1944∼ )'귓속말' 전문

정치의 계절이 왔다. 정다운 어조로 생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목청을 돋워 나라사랑을 부르짖거나, 남의 눈을 피해 귓속말을 주고받는 광경뿐이다. 모함과 비방과 거짓말이 판을 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의사소통, 인간과 사물의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려면 언어의 왜곡된 사용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것이 정치의 근본 아닌가.

김광규<시인>

◇필자 약력 ▶1941년 생▶서울대 독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현재 한양대 유럽어문학부 교수▶시집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 『아니다 그렇지 않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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