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중앙일보 서울국제마라톤>중앙마라톤 日팬도 동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휴일이 되면 일본 도쿄(東京)의 중심부에 있는 왕궁을 돌며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왕궁이 나무숲·잔디·해자로 둘러싸여 경관이 좋기 때문이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던 지난 일요일 오후 2시쯤. 6명의 남녀가 왕궁 앞길을 따라 열심히 뛰고 있었다. 오는 11월 3일 개최되는 중앙일보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다.

"가을 햇살을 맞으며 서울 시내를 달릴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는 이들은 나가세 미쓰오(55·광고대행사 대표)·하치스카 미쓰히코(49·광고대행사 부장)·와타나베 가즈유키(24·스포츠 인스트럭터)·니라사와 나호코(46·여·광고디자이너)·와타나베 리에(29·여·NHK출판사 직원) 등 일본인 5명과 재일동포 2세인 전영순(51·여)씨다.

중앙일보 일본지국과 업무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은 두달 전 중앙일보 마라톤 소식을 들은 후 참가를 결정하고 'KJJ'란 모임을 만들었다. KJJ는 '코리아·재팬·중앙일보'의 영문 머리 글자다. KJJ클럽은 마라톤 참가신청 후 매주 일요일 함께 모여 연습하고 있다.

42.195km 풀코스에 도전하는 와타나베 가즈유키는 이날 왕궁을 여섯바퀴(약 30km) 돌았다. 지난해 일본 내 마라톤 대회에 한차례 참가한 경험이 있는 와타나베는 "3시간45분 이내에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0km 부문에 참가하는 하치스카는 한때 철인3종경기(마라톤·수영·사이클)를 하기도 했던 스포츠맨. 그는 "마라톤은 나에게 다이어트·건강·즐거움을 준다"고 했다. 역시 10km에 참가하는 니라사와는 "1시간 이내에 완주하겠다"고 별렀다.

하프코스에 도전하는 전씨는 "아버지 나라의 수도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하치스카(40회)·니라사와(4회)·나가세(3회)·전씨(2회)는 한국 방문 경험이 있고, 와타나베 가즈유키·와타나베 리에 두 사람은 이번이 첫 방한이다.

두 사람은 방한을 앞두고 NHK 교육방송의 한국어 강좌를 듣는 등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 한국어를 할 줄 안다.

이들 6명은 11월 1일 한국에 도착, 중앙일보 마라톤에 참가한 뒤 4일 일본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항공료·숙박비 등은 물론 모두 자비 부담이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dayyoung@joongang. co. 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