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중 사망 피의자 수사관이 구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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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살인 혐의로 서울지검 특별조사실에서 조사 받다 숨진 趙모(32)씨 사건과 관련(본지 10월 28일자 31면), 서울지검은 28일 자체 조사를 벌여 담당 수사관들로부터 "趙씨를 구타했다"는 일부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폭력조직 S파의 살인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서울지검 노상균(魯相均)강력부장을 29일자로 서울고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하고 서울지검 강력부장 직무대리에 서울고검 이삼(李三)검사를 임명했다.

검찰은 또 주임검사인 강력부 홍경령(洪景嶺)검사에 대해선 당분간 관련 수사를 맡기지 않기로 했다.

대검 감찰부(부장 朴泰淙 검사장)는 이완수(李完洙) 감찰1과장 등 검사 7명으로 감찰팀을 구성해 趙씨의 사망과 공범 崔모(29)씨의 도주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대검 감찰팀은 서울지검의 자체 조사 결과 "趙씨가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으면서 자해 행위를 했고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趙씨를 때린 사실이 있지만 심하지는 않았다"는 담당 수사관들의 진술이 확보됨에 따라 조만간 주임검사와 수사관들을 불러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규명해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모두 엄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같은 살인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朴모(29)씨는 이날 서울지법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지난 25일 밤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특조실에서 조사 받을 때 얼굴에 수건을 덮어쓴 채 3∼5명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다"면서 "조사 당시 옆방에서 나는 비명소리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원배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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