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63면

'해로'(海老). 예부터 장수와 호사(好事)의 상징이었던 새우의 겉모습이 허리를 구부린 노인과 닮았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

중국의 본초강목엔 "혼자 여행할 때는 새우를 먹지 말라"는 대목이 나온다. "총각은 새우를 먹지 말라"는 말도 있다. 한방에선 남성의 양기를 북돋워주고 스태미너의 원천인 신장을 강하게 하는 강장식품으로 친다.

해양수산부가 10월의 수산물로 정한 대하는 한국인이 즐겨 먹는 새우의 한 종류다. 국내에서 연간 1만5천t(수입산 1만t, 국산 5천t)의 새우가 소비되는데 이중 5천t이 대하다.

대하와 중하는 생김새만으론 식별이 어렵다. 다 자란 뒤 길이가 20㎝가 넘으면 대하, 15㎝ 이하면 중하다. 보리새우(남해안에서 주로 잡힌다)와 대하(서해안에서 잡히거나 양식된다)는 생김새는 물론 길이까지 비슷하다. 대하는 무늬가 없고 회색을 띠며 보리새우는 호랑이 무늬 같은 줄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어시장이나 소래포구의 좌판에서 '보리새우'라며 비싸게 팔리는 것은 대부분 수입 범새우(홍다리 얼룩새우)다. 보리새우의 무늬는 밝은 갈색인데 범새우는 검은 색에 가깝다(국립수산과학원 민진기 박사). 민물 새우로 대표적인 것은 징거미 새우다. 10㎝ 이내로 크기가 비교적 작으며 국이나 매운탕의 원료로 흔히 쓰인다.

새우·오징어에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이유로 먹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새우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1백g당 1백12㎎으로 계란(6백30㎎)보다 훨씬 적다. '좋은'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과 결합하므로 혈관에 거의 남지 않는다(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장인권 연구관). 새우엔 혈중(血中)콜레스테롤 농도를 떨어뜨리는 좋은 지방(불포화지방)과 타우린이 들어 있어 동맥경화·고혈압·심장병 환자에게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는 학자도 있다.

새우의 가장 중요한 영양성분은 단백질과 칼슘. 맛이 좋은 것일수록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다고 한다. 한방에선 남성의 성기능 장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이 먹으면 열을 내게 하고 중풍·응어리·종기·부스럼이 생기게 한다(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새우껍질엔 건강보조식품으로 쓰이는 키토산이 들어 있으므로 바삭하게 튀겨 꼬리까지 남김없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식품의약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