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놓친 양궁 개인전 자만·준비부족 질책 말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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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금 부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다. 어느 대회 때보다도 여러 종목에서 선전하는 한국선수들에게 우선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를 보면 지나친 '금메달 지상주의'에 빠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과 관련된 언론 보도를 보면 '자만과 준비 부족으로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는 질책의 목소리가 많았다. 나는 올림픽 등 각종 국제경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같은 행태에 화가 난다. 이번 양궁 개인전에서는 경쟁국가의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 우리 선수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했기 때문에 거둔 승리라고 생각한다. 결코 우리 선수들이 자만과 준비 부족으로 금메달을 놓친 게 아니다. 이번 대회의 모토는 '하나의 아시아'다. 북한이 참가했고, 전쟁의 피해 속에서도 아프가니스탄이 참가했다. 진정한 아시아인의 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선수를 꺾은 외국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물론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우리 선수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조현석·서울 금천구 독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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