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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대비 동네 공공교육시설이 뜬다

중앙일보

입력


입시에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여름방학 동안 개인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학원가 프로그램의 경우 참가비가 비싸거나 이동거리가 멀어 참여가 망설여지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땐 우리 마을에 위치한 공공 교육시설을 이용해보자. 비용도 저렴하고 국가인증서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청소년수련관·도서관 등 접근성 뛰어나

공공 교육시설 중 대표적인 곳이 청소년수련관이다. 청소년수련관은 각 시·도가 직접 또는 위탁 운영하는 청소년활동 지원·교육기관이다. 구 단위로 전국 각 지역 어디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참가비도 저렴하다. 방학 중 영어학습 프로그램의 경우 일반 사교육 프로그램의 5분의 1~10분의 1 정도의 비용이 든다.

프로그램은 크게 학기 중, 방학 중, 주말, 연중으로 나뉜다. 예년엔 방학 중 프로그램에 수요가 집중됐지만, 지난해부터 학기 중, 연중 프로그램에도 참여 신청이 몰리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확대에 따라 개인별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중·장기 활동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서다.

청소년수련관들은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해 직업·진로·적성을 탐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늘렸다. 올해는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생들이 체험하고 싶어하는 직업 체험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중·고교생에게는 장기간 활동한 이력이 필요해, 방학은 물론 학기 중 방과 후나 주말 시간을 연계한 교육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기자단, 역사문화체험단, 봉사활동클럽 등 동아리 형태로 상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중구청소년수련관의 패션직업체험교육 ‘재몽틀’에 참여한 이소희(무학여고 2)양은 “패션디자인을 전공할 계획”이라며 “받기 힘든 직업체험 기회를 수련관을 통해 패션전문학교에서 받게 돼 포트폴리오 관리에도 도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관도 활용도가 크다. 전국 지역·마을 별로 있는데다, 방학 중에는 다양한 독서 관련 프로그램들까지 선보인다. 미디어 감상, 토론·논술, 스토리텔링 등 재미있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체험할 수 있다. 올해부터 입시에서 독서이력을 평가·반영하는 것에 대비해 독서활동 결과물도 만들 수 있다. 신정희 동대문도서관장은 “사서와 의논하면 자신의 관심사를 전문화·구체화할 수 있는 관련 독서활동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전국의 건강가정지원센터도 이용할 만하다. 방학 중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독서논술, 자연문화체험, 가족놀이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부모가 함께 참여하며 자녀의 학습태도나 성격을 파악하고 가족애를 다지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다.

공부법부터 봉사활동까지…프로그램 다양

공공교육기관 프로그램은 교육문화체험, 진로적성진단, 생활체육, 예체능 취미, 합숙캠프 등 다양하다. 특히 올해는 직업진로 체험이나 특기적성 탐구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다. 서울 중구청소년수련관의 김경은 청소년교류활동 지도교사는 “올해는 포트폴리오를 챙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들에 유달리 지원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발적인 의지를 가진 학생을 선별하기 위해 일일체험이나 면접심사로 별도 선발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시전형의 변화에 따라 독서나 학습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많이 개설된 점도 특징이다.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태도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수학과 과학을 싫어하는 초·중생들을 위해 게임·실험·체험으로 흥미를 일깨워주는 프로그램도 늘어났다. 학습태도를 교정하거나 공부전략, 학습시간 관리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모두 자기주도학습태도를 평가하려는 입시 변화의 영향이다.

각 공공교육기관들의 홈페이지에서 무료프로그램도 찾을 수 있다. 문래청소년수련관은 초등생을 위한 유소년과학단을, 서대문청소년수련관은 도농간 나눔봉사활동을 무료로 마련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경기고 이만석 교사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봉사활동이 많다”며 “입시를 앞두고 봉사활동 이력을 챙기지 못한 학생들은 이번 여름방학을 활용해 보라”고 조언했다.

공공교육기관을 활용하면 국가인증수련활동 인증서도 챙길 수 있다. 여성가족부 산하청소년진흥센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은 수료 시 활동기록이 국가 전산에 기록·보관된다. 서울중구청소년수련관 최경학 목적사업팀장은 ”청소년수련활동국가인증정보시스템홈페이지(www.yap.go.kr)에서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인증서를 언제든 전산으로 출력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사진설명] 지난달 27일 중구청소년수련관의 패션직업체험교육 재몽틀에 참여한 고교생들이 이날 멘토로 참여한 대학생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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