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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생일 푸틴 "황제가 안부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7일 50세 생일을 맞은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국민들이 보내준 수천통의 생일축하 카드와 크리스털로 만든 악어, 제정 러시아 시대 차르(황제)의 왕관 복제품 등 값비싼 선물들을 받으며 옛 소련지도자 못지 않은 위상을 과시했다고 모스크바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몰도바 공화국 수도 키시뇨프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몰도바의 블라디미르 보로닌 대통령으로부터 크리스털 악어와 고급 포도주를 선물로 받았다.

CIS 회원국 대통령들 외에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각국 정상들의 생일 축하 메시지가 속속 도착했다.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은 전했다.

시베리아의 학생들은 푸틴에게 '멋쟁이 푸틴, 사랑합니다'라는 카드를 보냈고, 한 농민은 자신이 키운 개를 방송에 출연시켜 푸틴의 애칭인 '보바'를 연호하게 했다.

생일선물의 백미는 '러시아 보석예술 아카데미'가 전달한 전통 왕관 복제품이었다. 옛 키예프 공국 왕자인 블라디미르 모노마흐의 이름을 딴 이 '모노마흐 왕관'은 순금 왕관에 79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등 각종 보석들을 수놓은 것으로, 역대 차르들의 즉위식에 쓰였던 보물이다. 푸틴이 받은 복제품도 보험금만 5만달러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국영 RTR TV와 이즈베스티야 등 러시아 언론들이 푸틴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황제에 버금가는 권세와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박소영 기자

ol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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