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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리모델링>청약부금은 훌륭한 '아들 결혼선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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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서울 은평구에서 남편(52)과 함께 쌀가게를 운영 중인 주부 朴모(50)씨는 아들만 둘을 두고 있다. 대학 3년생이자 학원강사인 큰 아들은 물론 군 제대 후 복학을 앞두고 있는 대학 2년생 둘째 아들까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꼬박꼬박 부모님께 맡기고 용돈을 타쓰는 효자들이다. 朴씨는 착실한 두 아들이 졸업 후 결혼할 때 각각 전세금을 마련해주고, 남는 재산으로 부부가 노후에 먹고 살려면 어떻게 돈 관리를 해나가야할지 물어왔다.

◇결혼자금=현재 두 아들이 24세와 25세로 결혼까지는 5년 정도의 여유 기간이 있다. 원하는 전세자금이 각각 5천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이를 5년 후 가치로 환산하면 6천1백만원이 된다.

현재 두 아들의 명의로 가입한 차세대 저축을 중심으로 이 자금을 마련하기를 권한다. 2003년 7월에 각각 만기가 되는 차세대저축 2천만원으로 세금우대가 되는 확정금리 상품에 4년간 운영하면 약 2천4백만원씩 손에 쥘 수 있다.

원하는 전세자금에서 3천7백만원씩 부족한데 이를 채우기 위해선 만기 후 매달 각기 70만원을 모아 마련한다. 매달 70만원씩 모을 금융상품으론 장기주택마련 저축을 권하고 싶다. 이자가 비과세되는데다 다른 적립식 상품보다 금리가 좋은 편이다. 다만 기간이 7년 이상이어야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입 후 3년만 지나면 중도해지에 따른 이자상의 불이익은 없으므로 결혼시점에서 해지하거나 이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된다.

청약부금의 경우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불입금액이 3백만원이 되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내년까지 넣어 1순위 자격만 획득하고 나면 청약부금에 넣던 돈(두 아들이 각각 13만원)을 별도 적금에 넣어 전세금 마련에 보태는 게 좋겠다. 청약부금은 자녀들에게 좋은 결혼선물이 될 것이다.

◇노후대비=10년만 더 일하겠다는 朴씨의 희망을 반영해 남편의 은퇴시점을 62세, 은퇴 후 생존기간을 13년으로 가정해 노후대책을 따져보자. 현재 매달 생활비가 2백11만원정도 들어가는데 은퇴 후의 생활비를 지금의 70%로 잡으면 월 1백5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 금액을 10년 후의 미래가치로 계산하면 월 2백22만원 가량이며 은퇴 시점의 일시금으로 따지면 3억3천만원이 있어야 한다. 이만큼을 모으려면 앞으로 10년간 월 2백20만원(이자를 포함해 연 2천6백만원)을 적립해야 한다.

현재의 월 저축액 중 비과세저축(50만원)과 곗돈 불입분(50만원)은 지금부터 본인들의 노후를 위해 별도 관리해야 한다. 이 1백만원에 추가로 매월 1백20만원을 적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매월 들어가는 곗돈은 만기에 타는 것이 이율 면으로는 가장 좋다.그러나 여러 가지 위험도 있는 만큼 적당한 때를 골라 곗돈을 타도록 하자. 곗돈을 탄 뒤에도 매월 이자처럼 10만원씩 내야 한다고 하므로 원금이 1천6백만원이 되는 시점에서 곗돈을 받아 은행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한다.

현재 매월 들어가는 대출금 이자 16만원에서 계에 내야하는 이자 10만원을 제하면 6만원씩 여윳돈이 더 생기는 셈이다.

◇부동산 관리=현재 주거용으로 사용 중인 20평짜리 상가건물을 보증금 1억원,월세 1백만원에 임대해준 뒤 朴씨네는 전세 7천만원짜리 빌라로 이사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전세금이 싼 빌라로 이사하는 것은 노후를 대비한 목돈 마련에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朴씨의 계획대로라면 보증금과 전세금의 차액인 약 3천만원 정도의 목돈과 함께 월 1백만원 정도의 여윳돈이 생긴다. 목돈은 별도로 하더라도 월 1백만원의 여윳돈에 생활비에서 20만원만 더 절약해 모은다면 부동산(상가건물)을 소유한 상태로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가입한 비과세저축에 추가로 넣어도 좋고, 세금우대가 되는 적립상품에 새로 가입해도 좋다.

한편 상가건물을 임대해주기 전에 가까운 부동산 중개업소 두세 곳을 방문해 20평 전체를 세놓는 것과 20평을 분할해 10평 짜리 상가 2개를 세놓는 것 중 어느 쪽이 보증금과 월세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공사비가 추가로 들더라도 상가를 분할하는 쪽의 수익률이 높다면 그 쪽을 택하는 게 낫다. 또 보증금과 월세의 비율 중 월세의 비율을 더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朴씨와 남편이 가입 중인 건강보험은 보장 범위나 기간·금액의 측면에서 볼 때 적정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를 내야 하는 기간도 은퇴 시점인 60세 전후로 잘 맞춰 놓았다. 특히 이들 부부가 가입한 보험은 80세까지 건강할 경우 일정 부분이 환급되므로 노후자금 용도로도 보탬이 될 듯하다.

◇결론=한 가정의 재태크는 가족 구성원들이 재무 목표를 공유하고, 장기간의 계획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朴씨 가정은 부모가 자녀들을 위해 오래 전부터 계획적으로 저축을 해왔으며 자녀들도 집안 살림에 소득을 보태는 등 모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매우 바람직한 경우라 할 만하다.

현재의 소득·지출·저축수준에 자문위원팀이 권하는 재무 계획을 실행한다면 원하는 재무 목표를 달성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번 상담에서 물가상승률은 연 4%, 금융상품의 세후 수익률은 5%로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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