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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무시한 포털 사이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모 포털 사이트가 커뮤니티를 유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터넷은 공짜라는 사고방식은 잘못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내가 가입한 이 사이트의 대학 동창 커뮤니티에는 사람들의 글이 지난 2년간 몇만 개나 올라와 있다. 그런데 이 글들을 어떻게 백업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이 돈을 내지 않으면 무조건 없애겠다는 것이다.

몇 십만 명이나 되는 이용자를 상대로 유료화를 시행하려면 철저한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하는 것이라면 비싼 비용을 물고서라도 이용할 사람은 이용할 것이다. 하지만 몇 년 동안 무료로 이용하게 해놓고 이제와서 돈을 받겠다는 것은 이용자를 기만하는 일이다. 일반 기업의 윤리 의식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데 비해 갑자기 커진 포털 사이트들의 행태는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기업 윤리의 문제며, 네티즌을 무시하는 행위다.

정은주·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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