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휘발유차 줄고…불황에 체불임금 쌓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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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가에 휘발유차 줄고

지난해 휘발유차 등록 대수가 유종별 자동차 등록 대수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휘발유 값이 크게 오르자 소비자들이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경유 및 LPG차로 몰렸기 때문이다.

11일 환경부와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휘발유 차량은 770만2590대로 전년(776만780대)보다 5만8190대 줄어들었다. 2000년 이후 전체 등록 차량 중 휘발유차 비율은 꾸준히 줄어들었지만 휘발유차 대수 자체가 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반면 경유차는 2000년 359만4000여대(29.8%)에서 지난해 538만5000여대(36.1%)로 증가했다. LPG차도 2000년 121만4000여대(10.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79만3000여대(12.0%)로 늘어났다.

협회는 "올 4월 경유승용차가 시판되면 휘발유차 비율은 올 상반기에 5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부가 2007년까지 경유값을 휘발유 값의 85%까지 올릴 계획이어서 경유차의 증가 속도는 예전보다 둔화할 전망이다.

한편 환경부와 환경단체는 경유차가 계속 늘 경우 대기질이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철근 기자

*** 불황에 체불임금 쌓여

경기침체로 근로자가 임금을 제때 못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해 말 현재 1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체불임금은 모두 1조426억원이라고 11일 밝혔다.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는 10만1000개 사업장에서 30만1000명에 달한다. 이중 5인 이상 사업장의 체불임금은 5657억원으로 전년보다 8.6% 증가했다.

1~4인 사업장의 체불임금은 전체 체불임금의 45.7%(4769억원)를 차지해 영세사업장 근로자의 고통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체불임금 중 69%는 해결했지만 아직도 11만8000명의 임금 3205억원은 지급을 하지 못했다. 근로자 1인당 평균 271만원의 임금이 밀려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도산 기업 퇴직 근로자의 밀린 임금을 대신 지급해주고 기업주의 남은 재산에서 회수하는 체당금도 2003년 1220억원에서 지난해 159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1998년 체당금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한편 정부는 설날(2월 9일) 전 20일간 고의나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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