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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어뢰 ‘1번 글씨’ 안 지워진 이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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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난 북한의 어뢰 추진체에 쓰인 ‘1번(사진)’ 글씨 주변의 온도는 폭발 당시 0.1℃도 상승하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송태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2일 국방부에서 발표한 ‘천안함 어뢰 1번 글씨 부위 온도 계산’ 논문에서다. 이승헌(고체물리학)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가 “폭발 직후 어뢰 추진후부의 온도는 350℃ 혹은 1000℃ 이상까지도 올라간다”고 의혹을 제기해온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송 교수는 “어뢰 폭발 때 발생하는 버블 내 화염의 고온 상태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며 “버블이 단열 팽창하면서 급격히 온도가 낮아지고 폭발 후 0.05초 후에는 도장면에 열손상을 일으킬 수도 없는 약 130℃의 온도로 급속히 냉각되고 0.1초가 지나면 28℃까지 내려간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화염의 충격파에 직접 노출되는 디스크 전면의 온도라고 해도 기껏 5.5℃를 넘지 않게 된다”며 “1번 글씨가 쓰인 디스크 후면의 온도는 바닷물 온도인 3℃에서 0.1℃도 상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폭발 당시 발생한 고열이 디스크 후면에 전달되기 이전에 온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극단적인 경우라고 해도 어뢰추진부의 온도는 기껏 20℃ 이내로 상승해 페인트 혹은 그 위의 글씨가 열손상을 입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 어뢰의 온도 상승치를 ‘화약 발열량의 13%/어뢰의 열용량=섭씨 약 150℃’로 계산하는 것과 관련,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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