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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앨범 발표한 YB, 록에 전자음 포개고 트위터로 가사 공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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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YB(윤도현 밴드)가 돌아왔다. 이렇게만 하면 식상하다. 해서 몇 마디 붙인다. YB가 ‘실험을 마치고’ 돌아왔다. 고만고만한 곡이 판치는 대중음악계에서 사운드를 혁신하기 위해 분투하는 뮤지션은 드물다. 그런데 YB는 그걸 한다. 과연 ‘록 밴드계의 형님들’이다.

미니앨범 ‘YB VS RRM’를 통해 파격적인 음악 실험을 선보인 YB. 왼쪽부터 박태희(베이스)·허준(기타)·윤도현(보컬·기타)·김진원(드럼). [다음기획 제공]

지난달 말 발표한 미니앨범 ‘YB VS RRM’은 실험 으로 빼곡하다. 록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입히겠다는 발상부터가 그랬다. 모두 5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3인조 일렉트로닉 그룹 ‘RRM(Risque Rhythm Machine)’과 함께 작업했다. 귀를 자극하는 전자음에 록 특유의 강렬한 음색이 포개졌다. “ 사운드가 활짝 펼쳐진 느낌(윤도현)”이라고 했다

앨범 작업은 편지를 주고받듯 이뤄졌다. YB가 기본적인 편곡을 마치고 음악 파일을 보내면, RRM이 거기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입혀 보내왔다. 그렇게 수 차례 파일을 교환한 뒤에야 함께 모여 최종 작업을 했다. “우리한테 나올 수 없는 소리가 나오니까 사운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 같아요.”(허준)

사운드 실험만 한 게 아니다. 타이틀곡 ‘스니커즈’는 엉뚱한 방식으로 가사를 붙였다. 트위터를 통해 ‘스니커즈 하면 떠오르는 말은?’이라며 가사에 들어갈 핵심 단어를 공모했다. 그러자 윤도현 팔로어 3만7000여 명이 ‘운동장· 달리기·커트 코베인(너바나 보컬)’ 등의 단어를 보내왔다.

“팔로어들이 보내준 단어를 조합해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었죠. 결과적으론 팬들의 아이디어가 ‘스니커즈’의 가사가 된 거에요.”(윤도현)

언어실험도 있다. 앨범엔 8분 30초짜리 ‘그루빠 끄로비(Группа крови·혈액형)’란 러시아 록 음악도 들어있다. 한국계 러시아 록커 빅토르 최의 곡을 윤도현이 러시아어로 불렀다. YB는 지난해 미국 록 페스티벌 ‘워프트 투어’에 한국 가수로선 최초로 참여했다. “미국 무대에 서보니 된장 냄새 나는 록 음악의 중요성을 알겠더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엔 트위터·유튜브 등을 통합한 공식 사이트(www.ybrocks.kr)를 개설, 해외 팬들과 접속하고 있다. YB, 이제 세계 무대까지 삼킬 모양이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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