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한 대에 울고 웃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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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북경자전거 (KBS1 밤 11시20분)=천 카이거·장이모 등의 뒤를 이어 중국의 6세대 감독의 대표주자로 등장한 왕 샤오수아이가 연출한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도시인들의 생존과 욕망을 상징하는 자전거를 소재로 급속한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비틀거리는 중국인들의 일상을 조명했다.

농촌에서 베이징으로 상경한 소년 구웨이(츄이린)는 자전거로 물건을 배달하는 회사에 취직한다.

그의 꿈은 돈을 빨리 벌어 자전거를 사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자전거를 잠시 세워놓은 사이 도둑을 맞는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구웨이는 자신이 표시해 놓은 자전거를 지안(리빈)이 타고 있는 광경을 본다.

지안에게 자전거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자친구를 사귀는 데 없어서는 안될 수단이다. 구웨이는 지안 몰래 다시 그 자전거를 가져와 복직한다.

각기 자전거를 차지해야만 하는 절박한 사연을 지닌 두 소년의 다툼이 귀여우면서도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2001년 작. 12세 이상 관람가. ★★★☆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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