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벗 삼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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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2면

"수석(壽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탐석(探石)입니다. 지리적·지질학적 견문을 갖고 돌을 보는 심미안이 있어야 제대로 된 수석을 찾을 수 있죠."

도레이새한 이영관(55)사장은 수석 전문가다. 16년 전 거래처를 방문했다가 수석을 보고 '돌에도 저런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구나'하고 감탄한 뒤 본격적으로 탐석을 다녔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다닌다. 수석에서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잘 보관하고 감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양석(養石)이다. 돌 자체는 자연스러움을 간직했으나 그대로 두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 적어도 5년 동안은 적당한 습기·온도·바람 등의 최적 조건을 만들어줘야 비로소 좋은 수석이 탄생한다는 것. 셋째는 벗으로 삼는 일이다. 마지막은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는 1999년 10월 경북 구미사업장장(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서울로 올라오면서 그동안 수집했던 50여점의 수석을 산과 강으로 돌려주고 왔다.

"저와 주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 수석이지만 실은 자연에게 잠시 빌려온 것입니다. 임직원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지요." 그는 돌을 찾아내는 탐석은 인재 발굴, 좋은 수석이 되기까지 인내와 정성을 쏟는 양석은 인재 육성, 그리고 자연으로 돌려주는 것은 인재와의 헤어짐(퇴직)으로 이해한다. 李사장은 "형·색·자연미 등을 모두 갖춘 수석을 찾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그 돌이 갖는 가장 큰 강점을 위주로 감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내 훌륭한 인재들의 도움으로 회사가 설립된 뒤 3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며, 올해는 경상이익 4백억원(매출 4천8백억원)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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