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로감독 '시에진 영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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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부용진'으로 유명한 중국의 원로 감독 셰진(謝晋·79)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영화제가 다음달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열린다.

'부용진'(1987년)은 한 여성을 둘러싼 세 남자의 관계를 통해 자본주의로의 이행과정에서 빚어지는 사회 문제를 조망해 셰진에게 흥행 감독이란 명성을 안겨줬다.

40년대부터 활동한 그는 80년대 이후 등장한 4세대·5세대의 후배 감독들과는 달리 멜로물과 사회물·역사물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어왔다.

특히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많다. 액션 대작 '아편전쟁'(97년)에선 중국 정부를 옹호하는 듯한 면모를 보여 일부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그간 국내에 공개되지 않았던 일곱편이 상영된다.

중국 최초의 컬러 스포츠 영화인 '여자 농구선수 5번'(57년), 여군 당대표에 오르는 한 여성의 역정을 그린 '붉은 여군'(61년), 문화혁명의 와중에서 우파로 몰린 한 남자의 얘기를 여성의 시각으로 담은 '티안윤 산의 전설'(80년), 새로운 국가 건설에 헌신한 한 여성의 활동을 돌아본 '여성혁명가 추근'(83년) 등이다.

다음달 11∼14일 한국영상자료원(02-521-3147·관람료 1천원), 15∼18일 시네마테크 부산(051-742-5377·관람료 무료).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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