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당시 상황>점심·저녁 굶으며 산속 헤맨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개구리 소년들은 1991년 3월 26일 오후 2시쯤 와룡산 불미골 입구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이날 오전 8시40분쯤 집을 나온 지 다섯시간여 만이다. 소년들은 오전 9시와 낮 12시쯤 이곡동 쌍마섬유·항공대 입구 등에서도 목격됐다.

가족과 목격자들은 이들 어린이가 아침식사를 마친 뒤 도롱뇽을 잡고 알을 줍기 위해 집을 나갔다고 말한다.

이들 어린이가 도롱뇽 알을 줍기 위해 점심·저녁까지 굶고 하루종일 와룡산 일대를 헤집고 다녔다. 와룡산은 해발 2백99.6m에 불과하지만 면적이 2백72만여평이나 된다.

오후 6시쯤부터 비(당일 강우량 5.7㎜)가 내렸다. 기온은 최저 3.3도, 최고 12.3도로 쌀쌀한 편이었다.

소년들은 유골이 발견된 와룡산 4부능선(해발 1백50m) 구릉 밑에서 배고픔과 추위에 떨면서 쪼그린 채 모여 앉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이 일대가 주거지로 개발되면서 고교 신축 공사장과 불과 1백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주거지와 3.5㎞, 와룡산이 시작되는 지점으로부터는 5㎞ 정도 떨어진 외진 곳이다.

실종 사실이 경찰에 신고된 것은 오후 7시50분. 경찰은 주민들과 함께 오후 11시쯤까지 유골 발견 장소 반대편인 불미골 일대를 집중 수색했으나 허사였다.

실종된 어린이들이 이 일대에 자주 놀러갔다는 친구 등의 진술에 따른 수색이었다. 그 뒤에도 수색은 여러차례 진행됐지만 실패로 이어졌다.

대구=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