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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예산 사상 첫 삭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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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 국방부가 사상 처음으로 국방 예산을 삭감키로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5일 "국방부가 제출한 향후 6년간 예산 계획서를 보면 550억달러 규모의 첨단무기 구입 비용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랩터 전투기 96대 구입 예산 104억달러 전액, C-130J 수송기 63대분 49억달러, DD(X)구축함 2대분 25억달러, 버지니아급 잠수함 3대분 52억달러 등이 삭감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해온 미사일방어(MD)계획 예산도 50억달러가 축소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군.공군의 첨단무기 구입 예산이 대부분 삭감된 반면 육군에는 250억달러의 추가 예산이 지원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려왔다. 2004년 국방 예산은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방비 지출 기준으로 중국.러시아 등 2~10위 국가의 총 지출액보다 많았다.

특히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1세기 국방력의 주력은 육군이 아니라 해군.공군"이라며 육군 병력을 줄이는 대신 첨단무기 구입 비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런 국방부가 뜻밖의 예산안을 짠 것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주둔 육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은 해군.공군의 첨단무기로 승리했으나 이제는 현지 주둔 육군이 더욱 중요해졌다.

럼즈펠드 장관은 지난해 이라크 파병 육군 군인들과 한 간담회에서 "우리는 쓰레기 더미에서 고철을 수집해 장갑차에 방탄용으로 붙이고 있다"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백악관이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 지원을 위해 800억~1000억달러의 추가 예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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