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종금과 미국의 한인 부동산 개발업체 영우 컨소시엄은 23일(현지시간) 허드슨강공원관리공단(HRPT)과 허드스강변 57부두(Pier57)의 독점 개발사업을 위한 계약을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57부두를 49년간 임차해 개발·운영하는 내용이다.
1952년 여객선 터미널로 건립된 57부두는 연면적 3만㎡로, 최근까지 버스터미널로 사용됐다. 맨해튼 서쪽 강변에 있는 이곳은 쇼핑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첼시의 미트패킹(Meetpacking) 지역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HRPT가 실시한 경쟁입찰엔 금호종금뿐 아니라 더스트·릴레이트 등 미국의 유명 개발업체도 참여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입찰 심사에서 폐(廢)컨테이너를 재활용하는 건축기법을 제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두에 버려진 폐컨테이너를 이용해 점포를 만드는 이 기법은 친환경적이고, 공사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정석 금호종금 경영기획실장은 “항만 노조와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의 지지를 받은 게 점수를 많이 딸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AIG빌딩을 인수한 것도 회사의 지명도를 높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57부두는 쇼핑센터와 식당가·미술관·공원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해 2012년 문을 연다. 총 사업비 1500억원이 투입될 이 개발사업을 위해 금호종금은 조만간 국내외에서 투자자 유치에 나선다.
공사는 미국 건설사와 국내 대형 건설사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건설사가 미국 뉴욕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호종금 김종대 사장은 “뉴욕시가 한국 금융회사를 공식적인 사업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점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