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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 건강을 심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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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5면

대우건설 남상국(南相國·57)사장은 매사에 꼼꼼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결재할 서류가 아무리 수북하게 쌓여도 사소한 내용까지 확인할 만큼 신중하면서도 세심하게 일을 챙긴다. 南사장의 경영스타일은 시공 과정에서 사소한 하자도 없어야 하는 주택·건설사의 사령탑에겐 꼭 맞는다는 게 업계 평가다.

대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주택공급실적(1만2천여가구)1위를 차지했다.수주액·매출액·영업이익도 2000년 12월 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악조건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비결요? 소비자의 입맛과 눈높이에 맞추려고 애쓴 결실이라고나 할까요."

대우건설은 주택 브랜드가 유난히 많다.드림월드·트럼프월드·아이빌·디오빌·미래사랑·로얄카운티·유로카운티 등 20개나 된다. 상당수 업체들이 통합브랜드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그는 "주택시장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도 다양화하고 있어 상품도 세분화해야 한다"며 "멀티 브랜드는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가 보유한 아파트 내부 평면 설계관련 저작권은 54건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주택과 건설부문의 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하는 금액만 연간 6백55억원에 이를 만큼 품질개선 노력도 별나다. 이 때문인지 대우아파트는 현재 미분양이 없다.

南사장이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건강주택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수록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지난 5월에는 미래형 건강주택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노인·병약자·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편히 살 수 있도록 건강과 편의성을 살린 컨셉이지요.이를 위해 산학협동으로 소재·기능·평면을 혁신하는 건강주택을 개발 중입니다."

그는 그동안 업계에서 선보인 황토·참숯·옥 등 소재중심의 건강개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南사장은 주택시장을 어떻게 될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해와 올해 공급물량이 비교적 많아 내년부터는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집값이 요즘처럼 급등하면 국가경제나 가계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소비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앞으로 주택경기가 위축되더라도 시장 흐름에 맞은 상품을 개발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승부를 건다면 계속 신규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1974년 대우건설 전신인 대우개발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대우건설에서 잔뼈가 굵은 '대우맨'이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南사장은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면서 현장을 자주 못가 못내 아쉽다.하지만 매달초 열리는 전체 현장 안전점검행사에는 직접 챙길 만큼 현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南사장은 "평사원에서 출발해 CEO가 됐으니 꿈을 이뤘다"며 "경영정상화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더 좋은 주택을 지어주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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