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형석의 내 맘대로 베스트 7] 꿈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9면

김형석 영화 칼럼니스트 mycutebird@naver.com

7  ‘스펠바운드’(백색의 공포)

정신분석학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인 히치콕의 대표적인 꿈 이야기 ‘스펠바운드’는 죄의식과 콤플렉스와 기억상실증에 대한 영화. 주인공의 꿈 장면은 살인 사건의 이유와 장소와 그 방법까지 상세히 알려준다. 살바도르 달리가 작업한 꿈의 비주얼은 지금 봐도 놀라운 수준. ‘꿈은 반드시 해석된다’는 게 이 영화의 테마다.

6  ‘브라질’

조지 오웰의 ‘1984’를 연상시키는 지독한 통제 사회를 살아가는 주인공에게 유일한 해방구가 있다면 바로 꿈. 그는 꿈 속에서 중세의 기사가 돼 하늘을 날고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꿈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다는 설정은 어쩌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들의 드림 판타지일 듯.

5  ‘더 셀’

혼수 상태에 빠진 범인의 무의식으로 들어가 소녀가 감금된 곳을 40시간 안에 알아내야 한다. 심리학자 캐서린(제니퍼 로페즈)은 기꺼이 그 안으로 들어가지만, 연쇄살인마의 내면은 지옥과도 같았다. 그녀는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 갇혀 버리는 건 아닐까.

4  ‘나이트메어’

꿈이라는 정신 세계에서 육체적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게 이 영화의 악몽 같은 설정. 욕조 속에서 소녀가 잠들자 거품 사이로 프레디의 길쭉한 금속 손톱이 올라온다. 정신과의사는 소녀에게 말한다. “꿈은 미스터리이며 육체가 만들어내는 믿을 수 없는 속임수지. 꿈의 실체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그건 알 수 없다네.”

3  ‘바닐라 스카이’

언제부터 데이비드(톰 크루즈)의 자각몽은 시작된 것일까. 관객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사람은 바로 데이비드 자신이다. 그는 자신이 꿈꾸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에 깨어날 수 없고, 자신의 꿈이 자각몽이라는 걸 모르기에 꿈을 통제할 수 없다. 영화에 REM의 노래가 흐르는 건 카메론 크로 감독의 조크일까. REM(Rapid Eye Movements)은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수면 상태를 뜻하니까.

2  ‘이터널 선샤인’

영화 ‘이터널 선샤인’

떠나간 여인을 잊고 싶어 기억을 지우고 싶은 남자. 마침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가 있다니! 남자가 자고 있을 때 몰래 작업을 한다는데…. 그런데 사랑의 기억이라는 게 기계 조작으로 쉽게 지워지는 것일까.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이 진정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

1  ‘인셉션’

꿈을 통해 무의식에 도달해 타인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여기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꿈을 시각화한다. 그 안에선 중력이 사라지고 공간이 90도로 접히며 꿈이 깨는 순간 사물은 파편화된다.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꿈이라는 엄청난 스케일로 건설된 꿈의 세계. 이제껏 할리우드가 만들어낸 가장 거대한 드림 프로젝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