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첫 드래프트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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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5일로 예정된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가 일단 무산됐다.

대학배구연맹은 신인 드래프트 신청 마감일인 4일 드래프트 불참을 발표하고,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고교 졸업자 신인선수 선발 금지 등 네 가지 조건을 한국배구연맹(KOVO)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20일 출범을 앞둔 프로배구는 선수 수급에서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김남성 대학연맹 상임부회장은 "고교 졸업자나 대학.고교 재학생 중 학교장 승인을 받은 선수는 뽑을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완전 삭제하고, 3라운드 선발 선수의 계약기간을 5년(현재 2년 이하)으로 올릴 것, 계약금을 별도 지급하고 1라운드 지명선수 연봉을 7000만~1억원으로 인상할 것 등을 두 차례 KOVO에 전달했으나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드래프트에 참여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대학연맹은 또 "프로팀 엔트리가 팀당 14명으로 제한돼 있어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1부 선수 19명(2부 10명 별도) 중 극히 일부만 실제 취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KOVO는 대학연맹의 요구 내용을 재검토한 뒤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대학연맹 측이 드래프트 거부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김혁규 KOVO 총재가 추진해온 신생팀 창단이 무산되면서 올 대학졸업 예정 선수들의 프로팀 진출이 어려워진 데다 고교 선수들이 곧바로 프로팀에 진출할 경우 대학배구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대학연맹은 그러나 이른 시일 안에 연석회의를 열자고 KOVO에 제안해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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