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산문집 '생명과 …'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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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시인 김지하(64.사진)씨가 자신의 생명 사상을 담은 산문집 '생명과 평화의 길'(문학과 지성사)을 냈다. 2003년부터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기고문과 강의록을 묶었지만 책 자체가 갖는 의미는 깊다. 시인은 책 말미에서 "당분간 담론 행위를 중지할 것이다. 아마 항구적일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생명 사상을 다루는 글을 발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은 1980년대 초부터 펼쳐온 그의 생명 사상을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이 마지막으로 주장한 대안은 '생명'과 '평화'다. 생명과 평화라는 새로운 가치는 기존의 서구 철학으로는 달성하기 어렵고, 그래서 동아시아의 철학으로 새롭게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고 한다. 그 가능성이 바로 지난 월드컵 때의 '붉은 악마'세대다. 평소엔 각자의 방(밀실)에 갇혀 지내다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일순간 집단으로 변화하는 힘에서 새로운 문명에 맞는 삶의 원형을 보았다는 것이다.

시인은 동서고금의 철학을 수시로 오가며 생명 사상을 풀어낸다. 그런 만큼 쉬이 읽히지는 않는다. 이에 대한 시인의 한 마디.

"책이 어려운 이유는 내가 무식해서다. 그게 바로 내 한계다. 시인으로서 비전을 제시하는 게 지금까지 내 역할이었다. 앞으로는 후배 학자의 몫이다."

손민호 기자

시인 김지하(64.사진)씨가 자신의 생명 사상을 담은 산문집 '생명과 평화의 길'(문학과 지성사)을 냈다. 2003년부터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기고문과 강의록을 묶었지만 책 자체가 갖는 의미는 깊다. 시인은 책 말미에서 "당분간 담론 행위를 중지할 것이다. 아마 항구적일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생명 사상을 다루는 글을 발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은 1980년대 초부터 펼쳐온 그의 생명 사상을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이 마지막으로 주장한 대안은 '생명'과 '평화'다. 생명과 평화라는 새로운 가치는 기존의 서구 철학으로는 달성하기 어렵고, 그래서 동아시아의 철학으로 새롭게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고 한다. 그 가능성이 바로 지난 월드컵 때의 '붉은 악마'세대다. 평소엔 각자의 방(밀실)에 갇혀 지내다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일순간 집단으로 변화하는 힘에서 새로운 문명에 맞는 삶의 원형을 보았다는 것이다.

시인은 동서고금의 철학을 수시로 오가며 생명 사상을 풀어낸다. 그런 만큼 쉬이 읽히지는 않는다. 이에 대한 시인의 한 마디.

"책이 어려운 이유는 내가 무식해서다. 그게 바로 내 한계다. 시인으로서 비전을 제시하는 게 지금까지 내 역할이었다. 앞으로는 후배 학자의 몫이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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