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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안빠져 농작물 피해 확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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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6일부터 영남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이 지역 농작물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낙동강과 지류 곳곳에 산처럼 쌓이고 있는 쓰레기들이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 각종 야외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주민들의 생활과 경제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침수 농작물 피해 확산=지난 9일부터 물에 잠긴 경남지역의 논·밭들이 13일 오후 현재 대부분 복구되지 않아 농작물 피해가 늘어날 전망이다. 경남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삭이 패기 전의 벼는 침수된 지 나흘까지는 30~50%까지 수확할 수 있지만 닷새가 넘으면 수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삭이 팬 벼의 경우 침수 후 나흘까지는 40~60% 가량 수확이 가능하고 닷새를 넘기면 수확량이 20~40%로 줄어든다. 현재 경남도 일대 벼는 절반 이상 이삭이 팬 상태다.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 침수 농작물은 벼 4천5백㏊, 밭작물 6백40㏊, 채소 3백㏊, 과수 41㏊, 화훼 65㏊ 등 모두 5천5백여㏊이다. 이 가운데 13일 현재 물이 빠진 곳은 전체의 20%인 1천1백여㏊에 불과하다.

◇쓰레기 몸살=울산시의 식수원인 회야댐 관리사무소 김홍식(42)씨는 "폭우로 계속 떠내려오는 쓰레기를 치우느라 전 직원이 며칠째 철야근무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서부경남 주민들의 식수원인 진양호 관리를 맡고 있는 남강댐관리단은 상류의 덕천강·경호강 등에서 떠내려온 2천여t의 쓰레기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리단측은 이들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포클레인과 그물망 등이 동원되더라도 1주일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울산항의 경우 계속 수거해도 끝없이 흘러드는 생활쓰레기 때문에 부영양화 등으로 적조피해가 늘고 생태계까지 파괴되고 있다"며 "상수원 주변의 쓰레기가 즉각 처리되지 않으면 상수원 오염은 심각한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취소·연기=울산시는 한차례 연기 끝에 지난 11일 열기로 했던 제5회 울산시장기 전국 핀수영대회를 다시 오는 18일로 미뤘다.

경남 마산의 돝섬 해상유원지는 8개월간의 보수작업을 마치고 오는 17일 전면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돝섬 내 절개지 3곳이 폭우로 무너져내려 개장일이 이달 말로 늦춰졌다. 경남 진해시의 제1회 시민바다축제와 사천시의 제1회 사천 전어축제도 각각 개최일을 지난 9, 10일에서 14일로 연기했다.

허상천·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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