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全敗' 남의일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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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7곳 전패(全敗)'라는 참담한 재·보선 성적 때문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 이은 참패다. 6·13 때 민주당은 수도권 세곳의 광역단체장 선거 에서 모두 졌다.

이 지역 기초단체장도 66곳 중 9곳만 건졌다. 과거 수도권의 표심(票心)은 민주당에 호의적이었다. 그래서 민주당의 고민은 더욱 크다. 현역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배지를 계속 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의원들의 충격이 크다. 한나라당 후보와의 격차가 최소 17%(영등포을)에서 최대 34%(금천)까지 크게 벌어진 탓이다.

김성호(서울 강서을)의원은 "역대 어느 정당도 이렇게 크게 진 적이 없다"며 "이대로 가다간 회생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감이 너무 커 앞으론 지역구를 더 열심히 챙겨야겠다"고도 말했다.

중진의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5선인 조순형(서울 강북을)의원은 "다음 선거에 서울에서 과연 몇사람이나 당선될지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급속히 악화되는 지역여론도 부담스럽다고 한다.

이희규(熙圭·경기 이천)의원은 "지역구에선 '왜 아직 그 당에 남아 있느냐. 빨리 한나라당으로 옮겨라'는 얘기가 빗발친다"며 "힘깨나 쓴다는 인사들이 이런 충고를 해대는 통에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런 불안감들이 탈당과 같은 극한 선택으로 바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일단은 민주당의 변화를 압박하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윤수(允洙·성남 수정)의원은 "이대로 나가면 다 죽는다는 게 수도권 의원들의 공통된 심정"이라며 "모든 것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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