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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산당원,장쩌민에 집단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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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홍콩=이양수 특파원]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지도노선에 대한 공산당 내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보수파 당원들에 이어 군(軍)과 퇴직관리들까지 반발에 가세하면서 당내 갈등이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7일 당내 소식통을 인용, "퇴직관료와 인민해방군 군인 등 수천명의 당원들이 지난달 江주석의 기업가 입당 허용 방침에 반발해 집단 탈당서 제출과 궐기대회를 모의했으나 정보가 사전에 누설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들은 충격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산당 창당 기념일인 7월 1일 베이징(北京)의 천안문(天安門)광장에 모여 집단 탈당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모의했다"고 전하고 "이는 江주석의 지도노선에 대한 당내 반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올 가을의 제16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16大)를 앞두고 불거진 당 최고지도부에 대한 정면 도전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SCMP는 또 지난해 8월 당내 보수파 인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江주석은 전체 인민의 0.3%에 불과한 기업가들의 정치적 대변인이 됐으며, 더 이상 노동자와 농민들의 이익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기업가 입당 허용 방침의 철회를 위한 1만명 청원운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기업가의 입당을 허용하는 것은 자본가 계급에 굴복하는 것"이라면서 "자본주의가 일부 지도자들의 영혼에 스며들었으며, 이는 공산주의의 평화적 붕괴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라고 꼬집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공산당은 당기율검사위원회를 동원, 당내 불만세력에 대한 단속과 설득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난달 22일자 1면 사설을 통해 "단결은 힘이고 응집력이며 투쟁과 생산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전제하고 "위대한 과업은 위대한 단결을 요구하며, 위대한 단결은 江주석을 핵심으로 뭉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江주석은 지난해 7월 '3개 대표론'을 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선진 생산력'은 바로 민간기업가를 지칭하는 것이며, 이들의 입당을 환영한다"고 말해 당내 보수파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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