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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동은 이재학 회고록' 펴내는 이응선 전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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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13.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응선(70) 삼광유리공업 회장이 부친인 이재학(1973년 작고)전 국회 부의장이 생전에 신문.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 '동은(東恩) 이재학 회고록'(이화문화사)을 펴낸다.

이 전 부의장은 글쓰기를 즐겼지만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별세하는 바람에 회고록은커녕 단행본 하나 남기지 않았는데 이번에 차남인 이 회장이 부친의 생애를 한권의 책으로 묶게 된 것이다.

"지난해가 선친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어요. 50~60년대 정치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인데 회고록이 없으면 어떡하느냐는 '압력'이 여기저기서 들어왔어요. 1년여 자료를 정리하고 새로운 글을 발굴해내는 작업을 한 끝에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됐어요."

현재 인쇄작업 중인 500쪽 분량의 이 회고록은 이 전 부의장이 정치적 격랑기를 헤쳐가면서 겪었던 역사적 사건들과 단상(斷想),이승만 박사와 관련된 일화, 가깝게 지냈던 벗들에 대한 교유록(交遊錄)을 담고 있다. 낚시광이었던 이 전 부의장이 전문잡지 등에 기고한 낚시 관련 글도 곁들였다.

강원도 홍천 태생인 이 전 부의장은 경성제일고보와 경성제대를 나와 강원도지사 서리 겸 춘천농대(강원대 전신) 학장 등을 지냈다. 48년 제헌국회 때 출마해 당선된 이래 홍천에서만 내리 다섯차례 당선된 5선 의원(자유당)이다. 자유당 원내총무.국회 부의장.국회의장 직무대리 등을 지내며 격동기 정치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 회장은 "선친이 활동하시던 당시에는 여당 내에서 야당과 접촉하는 것을 꺼리던 분위기였지만 선친은 개의치 않고 야당 중진인 유진산.조병옥씨 등을 찾아가 나랏일을 상의하는 등 큰 정치를 하려고 노력하셨다"고 회고했다.

이 전 부의장 일가는 우리 정치사에 흔치 않은 '3부자(父子) 정치인' 집안이다. 이 전 부의장의 장남인 이교선 전 의원(2003년 작고)도 5.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유석(維石) 조병옥 선생과 두 아들 조윤형(6선.95년 작고).조순형(5선.전 민주당 대표) 전 의원에 비견된다.

이 회장은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게 정치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데 요즘 정치는 국민은 외면한 채 보이콧이나 일방적 독주를 선명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현 세태를 꼬집었다.

경기고.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경제기획원.과학기술처 등에서 오랫동안 관료 생활을 했으며, 현재 과기부 퇴직 공무원들의 모임인 과우회 회장을 맡고 있다.

글=이정민 기자, 사진=신동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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