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살마을] 스타에게 듣는 임신·육아 이야기 ② 두 아이 모유 먹인 아나운서 황정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경원대·서울시·중앙일보가 함께 펼치고 있는 ‘세살마을 운동’에 아나운서 황정민(39)씨가 동참했다. 스타 여자 아나운서의 맏언니격인 황씨는 2005년 정신과 의사인 강이헌(41)씨와 결혼해 2007년에는 아들 래준이를, 지난해에는 딸 윤영이를 낳았다. 15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두 자녀와 함께 만난 황씨는 자신의 생생한 모유 수유 경험을 솔직하게 들려줬다.

<관계기사 s3면 - 모유, 아이 iq·eq에 좋아요>

“거실에서 둘째에게 젖을 먹이면서 큰애랑 남편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제일 행복해요. 특히 아이가 젖을 빨 때만큼은 임신했을 때처럼 아이와 한 몸이 되는 느낌이 들어요.”

언제까지나 도도한 싱글녀의 삶을 즐길 듯했던 ‘황녀’의 이미지는 간곳없었다. 상큼 발랄한 목소리로 12년째 라디오 청취자들의 아침잠을 깨워온 KBS ‘FM 대행진’의 장수 DJ 황정민 아나운서. 그는 어느 새 두 아이의 엄마 역할에 푹 빠져 있었다.

아나운서 황정민씨가 15일 아들 강래준(4), 딸 윤영(1)이와 함께 서울 압구정동 인근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승식 기자]

황씨는 출산에 임박할 때마다 의료진에게 신신당부한 게 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아기 입을 자신의 젖꼭지에 대달라는 것이었다. “친정엄마가 말씀해 주신 거예요. 그렇게 입맞춤을 해두면 아기나 산모 모두 뇌에 인지가 돼 모유 수유에 도움이 된대요. 정말 그렇게 해서인지 아이들이 젖을 잘 빨고, 저도 젖이 쉽게 돌았어요.”

그는 결혼 전부터 아이를 낳으면 모유 수유를 하겠다고 생각했단다. “좋은 옷을 사주고 비싼 사교육을 시켜주는 것보다 평생 필요한 건강한 몸을 만들어주는 게 엄마로서 가장 좋은 선물인 것 같아요. 큰아이의 경우 생후 10개월까지 모유 수유를 했는데, 그 덕분인지 지금까지 매우 건강한 편이에요. 둘째는 이유식과 병행하며 돌 때까지 젖을 먹여보려고 해요.”

그렇지만 모유 수유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잠과의 싸움이었다. 첫 아이를 낳고는 2개월 만에 다시 방송국에 나가야 했다. 의사는 출근하기 3주 전쯤부터 젖 먹이는 시간을 조절해 두라고 했다. 오전 7시 라디오 방송을 하려면 6시까지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젖 먹이는 연습을 했다. 그때부터 하루 종일 두 시간 간격으로 아이에게 젖을 물리다 보면 밤에는 졸음이 쏟아졌다. 출근하기 시작한 뒤로는 더욱 힘이 들었다. “정말 이러다가 졸려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에야 아이가 젖을 다 먹고 잠이 들었어요.”

우울증 비슷한 증세도 겪었다. “30분씩 젖을 먹이고 나면 힘이 쭉 빠져서 뭐든 먹어야 하고, 먹고 나면 또다시 애가 젖을 찾고…. 마치 내가 젖소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우울해졌어요.” 하지만 긴 터널도 지나게 마련이었다. 그는 “100일쯤 잘 버티고 나니 토실토실하고 튼실한 아기가 내 앞에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산후 몸매 관리 효과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젖을 먹이려면 무엇보다 산모가 잘 먹어야 해요. 에너지를 다른 데 뺏기면 안 되기 때문에 격렬한 운동도 하면 안 되고요. 그러니 솔직히 살 빼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황씨는 또 “한창 모유 수유 할 땐 가슴이 커지지만 그만두고 나면 좀 처지고 작아지는 것 같다”며 “하지만 어차피 나이가 들면 생기는 변화인데 아이를 위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황씨는 모유 수유의 팁들도 들려줬다. 젖이 잘 돌지 않으면 두유를 많이 마시고 잉어나 돼지족탕을 만들어 먹어보라는 것. 유선염(젖몸살)이 생겨도 모유 수유를 중단하지 말고 유방을 충분히 마사지해 주면서 아이가 젖을 빨게 해야 빨리 낫는다고 했다. 또 한쪽 젖만 먹이면 자세가 나빠져 허리까지 아프게 되므로 양쪽 젖을 고루 먹이는 습관을 들이도록 권했다.

황씨는 “젖이든 분유든 아이에게 먹일 때 자꾸 말을 걸어보라”고 조언했다. “아이가 못 알아듣는 듯 보여도 스펀지처럼 엄마의 말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들어요. 세상과 소통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같아요.”

일하는 엄마로서 함께하는 시간이 모자란 것 같아 항상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황씨. 그는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매일 한 시간이라도 충실히 보내는 게 좋은 것 같다”며 다시 아이들에게 달려갔다.

글=김정수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세살마을= 아기 울음소리 나는 사회, 아이를 함께 돌보는 육아공동체, 창의적 리더로 키우는 조기 교육을 목표로 탄생축하사업단과 영·유아 뇌 연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세살마을 홈페이지(www.sesalmaul.com)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사진 혹은 이름을 클릭하시면 상세 프로필을 보실 수 있습니다.[상세정보 유료]
※ 인물의 등장순서는 조인스닷컴 인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순서와 동일합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국방송공사 편성본부 KBS한국어팀 아나운서

1971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