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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物'만 좋은 '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강남권 투자자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강남지역 투자자들은 여느 지역 사람들과는 달리 몇가지 독특한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부동산 중개업 관련자들은 전한다. 투자에 있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강남권에서만 사고 판다=최근 개포동 주공저층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이 재건축 호재로 값이 뛰자 이들 아파트 매도자들이 다시 주변 개포 우성이나 주공 고층단지, 대치동 미도·삼성 등을 사들이고 있다.

A부동산컨설팅 金모 사장은 "강남 이외 지역은 투자가치가 없다고 보는지 다른 곳을 아무리 추천해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강남권만 고집한다"고 전했다.

수요는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데다 다른 지역 투자자도 계속 강남권을 넘보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

이 때문에 매도호가는 계속 오르고 이 값에 한두건이라도 거래되면 시세로 굳어지고 만다고 이 지역 중개사무소들은 말한다.

◇아파트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인천·김포 등 요즘처럼 개발 호재가 많을 때는 토지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한데 끝내 값비싼 아파트만 고집한다"고 말했다.

◇대출도 거의 받지 않는다=개포동 N공인중개사무소 사장은 "원래 자금 동원능력이 좋고 금리상승에 따른 불안감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존 강남 주택을 팔고 되사는 경우 시세차익이 큰 것도 한 요인이지 않겠느냐"고 풀이했다.

◇장기투자가 많다=청담·도곡 저밀도지구와 개포지구 등 저층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오를 만큼 올랐으니 투자를 삼가라고 충고해도 막무가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용적률 하락 등 악재가 잇따라 발표되는데도 값이 오르는 것은 강남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뜻"이라며 "재건축은 늦더라도 언젠가는 될 것이고, 나중에 값이 오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식들에게 물려주면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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