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대재앙] 가수 고복수·황금심씨 아들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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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된 이근순·고흥선씨.

"부모님의 영혼이 막내동생 흥선이를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1930~40년대 유명 가수였던 고복수.황금심씨의 3남2녀 중 막내인 흥선(41)씨가 실종되자 맏형 영준씨가 태국 푸껫으로 달려와 기도하는 마음으로 수색을 펴고 있다. 흥선씨는 TV드라마 '모래시계' '여인천하' '호텔리어' 등의 주제곡을 만들어 2001년 드라마음악 감독상을 받은 실력파다. 약혼녀 이근순(31)씨와 푸껫에 왔다가 지난해 12월 24일 밤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성탄절 전야에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좋은 곳에서 잘 쉬고 있다. 27일께 들어가겠다"고 전화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1일 카오락의 가든 비치 주변에서 고씨의 한국 여권과 고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한국인이 많이 희생당했다는 보도에 놀란 영준씨가 31일 현지로 달려가 여행사 직원.교민들과 함께 카오락 일대를 뒤진 결과다.

영준씨는 "여권 발견 당시 태국 경찰이 '비가 올 것 같다'며 당시 발굴된 10여구의 시신을 근처의 불교 사원으로 옮겼는데 그중에는 동생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일 오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푸껫의 병원들을 돌아다녔다. "동생이 이국 땅의 병실에서 의식을 잃고 누워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

현지 교민들은 "흥선씨가 12월 21일께 태국인 가이드를 만나 카오락으로 들어간 것 같다"며 "카오락에서 끝까지 있었는지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푸껫=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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