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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법률 포털 사이트 연 韓人 변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세계적으로 맛과 크기가 일정한 맥도널드와 같이 어디서나 일정한 가격과 품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맥 로'(Mac Law)를 꿈꾸고 있습니다."

독일의 대표적인 인터넷 법률 포털 사이트 '야노로(janolaw)'의 대표인 정하성(鄭夏盛·39) 변호사.

그는 "앞으로 법률서비스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鄭변호사는 열두살 때인 1975년 독일로 이주했다. 당시 독일에선 아버지가 광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튀빙겐대에서 법학을 공부한 뒤 93년 독일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국인으로는 두번째였다. 이후 독일에서 가장 큰 로펌인 브룩하우스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사법시험을 공부하면서 어려운 법률 개념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많이 고민했죠. 이후 법률 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89년에 출시했습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지요."

그는 유럽의 대형 로펌들이 수십명씩의 변호사를 인터넷 법률상담 시스템의 개발에 투입하고 있고 수익의 20%를 온라인 법률상담으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을 보고 온라인 법률서비스의 시장성에 눈을 떴다.

2000년에는 10여년 전에 개발한 프로그램을 응용해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체계적인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소프트웨어인 자동 법률응답 시스템을 만들었다. 주어진 질문에 '예'·'아니오'를 클릭해 부동산계약서·고용계약서·이혼합의서·유언장 등 60여 종류의 각종 법률문서를 2백만가지로 만들수 있는 시스템도 사이트에 갖췄다.

그는 "유럽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법률 문제에 허술하다는 것을 알고 한국 회사의 돈은 떼어 먹어도 되는 것처럼 여길 정도"라며 "중소 규모의 기업체나 개인 등이 부담없는 비용으로 야노로의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鄭변호사는 야노로의 공동 설립자인 독일인 미하엘 차르트와 함께 오프라인에서도 한국과 유럽의 국제 비지니스 및 투자전문 로펌을 운영하고 있다. 야노로는 올해 안에 중앙일보 법과경영연구소(www.biznlaw.co.kr)를 통해 독일의 법률문제 전반을 소개하고 무료 법률 상담을 할 계획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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