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영어가 당락 가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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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구술면접고사의 핵심은 최근 시사문제.' 대학입시 1학기 수시모집 전형이 지난 15일부터 대학별로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구술면접을 치른 대학들이 최근 시사와 관련된 문제들을 대거 출제해 눈길을 끌었다.입시전문가들은 이같은 경향이 2학기 수시모집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며 2학기 수시모집을 노리는 수험생들은 평소 신문기사를 꼼꼼히 읽고 시사 및 이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일학원 신영 평가이사는 "각 대학들의 수시모집 구술면접·논술 문제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2학기 수시 및 정시모집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시사 쟁점에 대한 견해정리는 물론,다양한 유형의 기출문제를 풀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시사문제=지난달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은 수시모집 시험장에서도 단골 메뉴였다.연세대·경희대·서강대·이화여대·한국외대 등 많은 대학들이 면접·논술에서 월드컵 관련문제를 냈다.

경희대는 논술고사에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 실린 월드컵 관련기사와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를 나란히 제시하고 '월드컵, 민족(문화), 세계평화의 관계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문제를 냈다.

이화여대는 구술면접에서 붉은 악마의 자발적인 응원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의미를 묻는 질문을 냈고,서울여대는 사회과학대 심층면접에서 '자신이 기업체 대표라면 월드컵 한국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누구를 입사시키겠는가'라는 문제를 출제했다.

한편 '월드컵이 가져온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이익의 그늘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사람이나 월드컵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을 예를 들어라'(연세대),'월드컵 대표팀에 병역특례·거액포상 등의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가'(서강대)등 월드컵을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 문제도 다수 출제됐다. 이에 따라 2학기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같은 사회현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 첨예한 이슈로 떠오른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 '소리바다'와 관련된 문제도 월드컵 못지않게 자주 출제됐다(중앙대·숙명여대·서울여대 등).

홍익대는 장상 총리서리 장남의 국적 문제와 관련,'이중국적자를 직계가족으로 둔 사람은 국가의 고위공직자가 될 수 없다는 주장과 직계가족의 국적문제는 당사자의 공직자로서의 자질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의 주장을 선택해 그 타당성을 주장해 보시오'라는 문제를 냈다.

또한 연세대는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반미(反美)감정과 관련,"'맥도날드 직원은 한국인입니다'라는 광고와 반미감정에 대해 말해라"라는 문제를 출제해 눈길을 끌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실장은 "사회적으로 불거지는 이슈들을 꼼꼼히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설득적으로 풀어가는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문제도 강화=지난해 한양대·이화여대 등의 1학기 수시모집에서 처음 선보인 영어지문 문제가 다른 대학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인문계열에서만 두드러졌던 영어지문 출제가 자연계열로도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험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일부 대학에서 출제된 영어지문이 고등학생 수준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앞으로 시사·전공문제와 영어지문이 결합된 복합적인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크므로 수험생들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

2학기 수시에서도 영어지문을 강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어독해력과 시사적인 시각을 키우기 위해 영자신문의 사설도 읽어보는 게 좋다. 또한 짧은 시간내에 영어지문의 요지를 파악하는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신문을 정독하고 토론하라=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문기사를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사설·쟁점토론 등도 숙독해 다양한 시각을 접해야 한다. 구술면접의 경우 표현력도 중요한 만큼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조리있고 명료하게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동료들과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시사 쟁점에 대한 토론시간을 갖는 게 좋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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