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교 도서관 갖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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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 개포고 3년 정진희(18)양은 초등학교 입학 후 11년 넘는 학창생활 동안 지금처럼 학교도서관을 애용한 적이 없다.

지난 1학기 매주 한시간씩 도서관에서 송기호 사서교사에게서 '정보와 매체'라는 교양선택과목 수업을 받으면서부터다.

심층면접과 논술에 대비, 도서·인터넷 정보 활용에 관한 이 수업 덕분에 도서관이 친근한 공간이 된 것이다. 그러나 정양의 환경은 흔치않은 경우다.

학교에 아예 도서관이 없거나, 있더라도 읽을 만한 책이 적고 시설이 변변치 못해 외면받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같은 학교도서관을 살리기 위해 내년부터 2007년까지 3천억원을 들여 도서관 활성화 작업에 나선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도서관을 갖게 하고 도서관에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춰 이를 활용한 수업을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1학교 1도서관 갖기=도서관이 없는 전국 1천9백91개교(전체의 20%)가 2007년까지 도서관을 갖게 된다.

기존 도서관도 규모를 교실 2~4칸 크기로 늘린다. 현재 전국 초·중·고교 도서관의 31.5%는 교실 한칸 크기가 채 안되는 소규모이며, 그나마 입시준비를 위한 독서실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학생 1인당 장서 수도 현재의 평균 5.5권에서 10권으로 늘린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이미 확보된 3천억원 이외에 학교마다 학교운영비의 3% 이상을 도서 구입에 쓰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또 도서관의 책임있는 운영·관리를 위해 적어도 한 명의 전담 관리인력을 두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부 정기오 인적자원정책국장은 "교육청 단위로 전담 사서교사를 뽑아 배치하거나 겸임교사·계약제 사서·순회 사서·현직교사·학부모 자원봉사자 등을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서관 활용 수업 늘린다=도서관을 소집단 과제 해결이나 방과 후 학습공간으로서뿐 아니라 교과수업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모든 과목마다 도서관을 활용하는 교육내용을 반영케 해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학교 또는 학년에 따라 다양한 도서관 이용 수업 모델을 개발해 일선 학교에 보급할 예정이다.

또 교사 연수에 도서관 활용교육을 필수과정으로 반영하고, 교과 학습 내용과 관련있는 필독도서를 지정하기로 했다.

정기오 국장은 "지역의 공공도서관이 학교도서관을 지원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성해 협력관계를 유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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