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不可論' 작성자 누군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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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국이 문건(文件)공방으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27일 국회 문광위에서 한나라당은 김성재(金聖在)문화관광부 장관을 '이회창 불가론' 문건 작성자로 지목했다. 민주당은 '신한국당 대선기획서'라는 유사한 성격의 문건을 공개하며 맞대응했다.

◇'이회창 불가론'은 金장관 작품?=문광위에서 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의원은 "김성재 장관이 청와대 재직 때 문건 원본을 작성했고, 이것이 민주당에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李의원은 문건 가운데 ▶친일파 역사청산을 위한 다큐멘터리 방송 제작 ▶시사잡지·인터넷 매체를 통한 李후보 불가론 확산 부분을 문제삼았다.

고흥길(高興吉)의원은 "(金장관은)1998년 이후 이희호(李姬鎬)여사가 주도적으로 만든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의 부총재를 맡고 있었는데, 사실상 장관 임명의 배경 아니냐"고 따졌다.

민주당 이협(李協)의원은 "상임위 의제에 합치되지 않는 정치공세"라고 제동을 걸었고, 金장관은 "이희호 여사님 추천은 사실이 아니며, 문건 작성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었다. 한나라당 이윤성(李允盛)의원은 "金장관이 학계에 있을 때 쓴 논문에는 북한이 표방했던 4대 군사노선과 일맥상통한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金장관은 "70년대 유신치하에서 군사정권에 반대하면서 학자적 입장에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 "언론공작 원조는 한나라당"=민주당 임종석(任鍾晳)대표비서실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의 언론대책 문건을 공개했다.

1996년 작성된 A4용지 4백40여쪽 분량의 문건에는 ▶김대중에 대한 네거티브 논리▶언론관리 대책 및 언론매체별 활용방안▶친여 사회단체 대책 등의 전략이 포함됐다. 한나라당은 "괴문서에 불과하다"며 "문건이 작성됐을 때 이회창 후보는 평의원 신분이어서 문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南景弼 대변인)고 일축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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