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대재앙] 실종 신고 여대생 "살아있어요" 연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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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껫 로열 시티 호텔에 설치된 '지진해일 피해 현장지휘본부'는 부모들이 실종 신고를 한 여대생 3명이 무사한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고 지난해 12월 31일 밝혔다. 본부 측은 강릉대 여학생 장빈목(22).최수정(22).김예삐씨 등 3명이 현재 태국 북부 관광지 치앙마이를 여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이들 여대생에 대해 해일 발생 하루 전날인 25일부터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접수됐었다.

○…푸껫에서 한국인 실종자 수색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31일부터 119 구조대와 KOICA.민간단체에서 100여명의 구조대원.의료진이 합류해 피피섬과 카오락 지역의 시신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긴급 구조장비와 스킨 스쿠버 다이버 팀이 30일 밤늦게 도착했고 시신을 감정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문가 2명이 도착했다"며 "앞으로 수중 수색 작업과 DNA 검사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31일 오전 피피섬과 카오락 지역에서 모인 1000여구의 시신을 감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일부는 가족들이 도착한 뒤에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DNA 판별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인 추가 사망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푸껫섬의 카오락.크라비 지역에 31일 전염병 방역령이 내려졌다. 태국 정부는 이날부터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의료진을 배치해 유가족.구조대원들에게 예방 주사를 놓고 있다. 크라비에는 최대 피해 지역 중 하나인 피피섬에서 운구된 500여구의 시신이 있는데 한국인 피해대책본부에 5명의 실종자 신고가 들어온 상태다.

○…시신 부패 속도가 빨라 한국인 유족과 구조팀이 발을 구르고 있다. 이들은 "발굴된 시체는 2~3일이 지나면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부패하고 있다"며 "인터푸껫 등 3~4곳의 현지 병원에 있는 시신이 600구가 넘는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 종사하는 교민들은 31일 "한국인 사망자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분위기다. 현지에선 사태 초기에 배낭여행을 하는 젊은층의 인명 피해를 가장 우려했다.

그러나 시신 발굴 작업 닷새째인 31일 한국인 사망자는 8명(실종자도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껫에 10년째 사는 이모씨는 "인명 피해가 많이 난 피피섬에 있던 한국인은 50명을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24~25일은 성탄절 휴가 시즌이 절정이어서 피피섬의 호텔들은 하룻밤에 24만원, 게스트 하우스도 12만원에 이르는 비싼 방값을 받았다"며 "한국의 젊은 배낭족은 해변보다 방값이 싼 고지대 쪽에서 대부분 숙박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껫=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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