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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시장에도 애널리스트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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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최근 정부가 2012년에 한국거래소 내에 ‘금 거래소’를 만든다는 방안을 발표했을 때 배효석(46·사진) 한국골드뱅크 사장은 웃음 지었다. 배 사장은 “금 거래소 설립에 맞춰 여러 사업을 준비해왔는데 예상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그의 계획은 ‘금 증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증권사처럼 금 거래소가 문을 열면 금을 중개하는 회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20명의 금 애널리스트를 양성하고 있는 것도 금 증권사 설립을 위한 준비 과정 중 하나다.

배 사장은 “증권사에 경제를 분석하고, 유망 종목을 골라내는 애널리스트가 있듯이 금 시장을 분석하고 가격의 등락을 예측하는 금 애널리스트가 꼭 있어야 한다”며 “금 전문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사장이 금 증권사 설립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데는 그가 지난해 12월 설립한 한국골드뱅크의 순항에 힘입은 바 크다. 한국골드뱅크는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금을 사들여 정련업자에게 되파는 고금매집업체다. 금값의 변동에 따라 소비자와 정련업자 사이에서 시세차익을 얻는다. 여기까지는 일반 귀금속 업체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그의 회사는 전국 대형할인마트에 30여 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금 매집량도 일반 귀금속 업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그는 2008년 시행된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조치에 따라 부가가치세 10% 중 3%를 돌려받는다.

배 사장은 “올 상반기에만 매출이 150억원을 넘고 연말까지는 500억원 매출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금 유통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귀금속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 때문이다. 배 사장은 1988년 인천에 순금당이라는 조그만 금은방을 낼 때만 해도 현재의 성공은 먼 얘기였다. 그러다 94년 제작한 귀고리가 한국 최초로 세계 다이아몬드 국제대상을 타면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배 사장은 “귀금속 시장에서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금 거래소가 안착하는 데도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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