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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서 발견한 개 배설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얼마전 이사했다. 신축 빌라이고 4층이라 빨래를 널 수 있게 돼 너무 좋았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옥상에 쓰레기가 하나 둘 늘더니 결국 개의 배설물까지 생겼다.

그 이후로는 비가 와 빨래를 널 수 없었기 때문에 자주 올라가보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올라가 보면 옥상 한가운데에 또 개의 배설물이 있었다.

개가 혼자 올라와 배변하는 것 같지 않았다. 얼마후 개 소리가 나길래 나가봤더니 어떤 여성이 달마시안인 듯한 개 한마리를 안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얼른 따라가 "개가 우리 현관 앞에다 볼 일을 봤다"고 했더니 개 주인은 "우리 아기가 한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치우겠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또 "옥상에 빨래를 널기도 싫고 아침엔 구토까지 했다"고 했더니 이번엔 웃긴다는 표정으로 "치울게요"라고만 했다.

그렇게 예뻐하는 개라면 변도 자기네 집 옥상에다 보도록 해야지 왜 남의 빌라에 와서 그러는지 모르겠다.

박은주·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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