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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 써보게 하고 제품 사게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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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있는 키엘(Kiehl's) 매장. 로레알의 최고급 브랜드 중에 하나인 '키엘'의 국내 유일 판매장이다.

피부 및 모발 관리 화장품과 유아용 화장품 등을 파는 이곳에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전시돼 있다.

또 대형 TV에서는 스포츠나 음악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재즈가 흐르는 넓은 매장에는 잡지나 가이드 북을 뒤적이는 고객들이 많다. 제품을 파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한가한 이런 매장을 갖고 있는 키엘의 독특한 '샘플 마케팅'이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키엘은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기에 앞서 자신의 피부에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샘플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물론 구입에 대한 고객 부담은 전혀 없다. 화려한 포장이나 광고에 투자를 하지 않는 대신, 제품과 샘플에 투자해 합리적인 가격에 고객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키엘은 고객이 일정액 이상을 구매하면 선물을 주는 조건부 행사나 이벤트도 전혀 하지 않는다.

키엘 최미경 과장은 "키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비스는 샘플링을 통한 고객과 키엘, 고객과 제품간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샘플 마케팅'은 매장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아트센터나 갤러리 등에서 회원고객과의 만남에도 끼어든다.

또 면도용 제품들을 파는 쉐이빙 라인만을 제외하고는 매장에 남녀의 구분이 없다. 그래서 남자 고객들도 화장품 분위기가 없는 매장에서 부담없이 필요한 제품을 상담하고 구매할 수 있다.

키엘의 미국 뉴욕 매장의 경우 남성 고객이 40%에 달한다. 최과장은 "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에 대한 정보를 줄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상식들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한 서비스의 하나"라고 말했다.

제품 안내서에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간단하게 기록돼 있고, 사용된 모든 성분들의 리스트가 적혀 있다.

키엘은 1851년 뉴욕 3번 애비뉴 13번가에서 천연 성분들로 조제한 강장제와 치료 연고들을 공급하는 약국으로 출발했다.

세계적인 화장품·생활용품 판매 회사인 로레알은 고급제품 이미지를 갖고 있는 '키엘'의 브랜드를 인수했다.

로레알 코리아 이선주 차장은 "입소문에 의한 추천을 통해 성장해 왔고 편안한 매장을 갖춘 키엘의 고급스런 판매전략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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