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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저금통 들고 전교조 간 조전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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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계좌를 다 막았으니 직접 가져다 드릴 수밖에요.”

조전혁 의원(왼쪽 둘째)이 13일 강제이행금을 납부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5가동 전교조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 직원이 조 의원이 가지고 온 돈을 세고 있다. [김경빈 기자]

13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전국교직원노조(이하 전교조) 사무실에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들어섰다. 한 손엔 분홍색 보따리를 들고 있었다. 조 의원이 보따리를 풀었다. 5만원권·1만원권 네 뭉치와 돼지저금통 3개가 드러났다. 그는 준비해 온 문구용 칼로 저금통을 뜯었다. 조 의원은 저금통을 모두 뜯어 수백 개의 동전을 꺼냈다. 그리고 동전을 포함해 481만9520원을 전교조에 내놓았다.

전날 전교조는 인천지법이 발부한 채권압류 추심명령문에 따라 조 의원의 예금에 대해 압류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조 의원의 6개 은행 계좌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에 반발해 조 의원이 전교조 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조 의원의 예금이 압류된 것은 지난 4월 서울 남부지법에서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계속 공개하면 1일 3000만원씩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조 의원은 법원의 결정 이후에도 5일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교사 명단을 삭제하지 않아 전교조에 모두 1억5000만원을 내야 한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오늘 낸 돈을 제외한 나머지 액수는 강제추심을 집행하겠다”고 대응했다.

글=심서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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