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티 파티’ 인종차별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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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이 12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연례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캔자스시티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보수적 시민단체인 ‘티 파티’의 인종주의 성향을 비난하는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12일 ABC방송에 따르면 미셸은 이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연례 회의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했다. 이 단체는 13일 티 파티의 인종주의 성향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미셸은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우리에 앞서 (인종 차별 철폐를 위한) 투쟁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과제는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며 “우리 자손들을 위해 열정과 원칙을 갖고 (인종 차별 철폐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물려 받은 유산은 당연히 누려야 할 혜택이나 선물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성취해야 할 의무”라고 했다.

NAACP는 티 파티가 오바마의 건강보험 개혁과 금융 규제 강화 등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인종주의적 성향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NAACP 결의안에는 “티 파티 시위 참여자들이 흑인 의원들에 대해 인종주의적 욕설이나 위협을 했으며, 유색 인종, 특히 오바마 대통령을 모욕하는 표시나 포스터를 전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레일라 맥도웰 NAACP 대변인은 “미국을 과거로 돌아가게 하고 우리가 이룬 성과를 뒤집으려는 세력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법을 지키는 티 파티 구성원들은 인종주의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을 거부하고, 티 파티 내부에 인종주의 성향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NAACP는 노동조합 등 170개의 단체와 연합해 10월 10일 워싱턴DC에서 티 파티 반대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보수주의자들은 “티 파티 반대 움직임은 정치적인 활동”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티 파티는 지난 3월 건강보험개혁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당시 법안 통과에 찬성한 흑인 의원들에게 인종차별적 언사를 퍼붓는 등의 행위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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